손흥민 골, 왜 탈아시아급 슈팅일까
입력 2014.03.06 09:56
수정 2014.03.06 17:01
전반 18분 박주영 골 도운데 이어 후반 10분 직접 득점
골키퍼와 마주한 상황에서 침착함 잃지 않고 강력한 슈팅
‘수퍼 탤런트’ 손흥민(22·레버쿠젠)이 탈아시아급 슈팅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서 열린 그리스 축구대표팀(FIFA랭킹 12위)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박주영 결승골과 후반 10분 손흥민 추가골을 묶어 2-0 승리했다.
그야말로 손흥민의 존재감이 빛난 경기였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현란한 드리블에 이어 빈 공간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박주영을 겨냥해 정확한 로빙패스를 제공, 선제골을 도왔다.
후반 10분 자신이 직접 골을 만들어낸 장면은 그야말로 탈아시아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역습과정에서 왼쪽 측면을 파고든 손흥민은 구자철의 스루패스가 다소 길게 왔지만 순간적인 스피드로 공을 따라잡은 뒤 그대로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다.
대개 골문 앞에서 골키퍼와 마주했을 때에는 골대 구석을 노리거나 땅볼로 낮게 차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이날 골 장면에서는 구자철의 패스가 다소 길어 골대와의 각도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망설임 없는 슈팅으로 그리스 골망을 갈라버렸다. 크로스바를 강타한 슈팅은 상대 골키퍼가 손 쓸 틈 없을 정도로 빠르고 강력했다. 이는 두둑한 배짱에 이은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구사할 수 없는 슈팅이었다.
물론 이는 손흥민에게 낯선 장면이 아니다. 왼쪽 윙포워드가 주 포지션인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이와 같은 상황과 수차례 마주했다. 그 때마다 오른발로 감아차기 보다는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정공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 골로 이어졌다.
골키퍼와 마주한 상황에서 강한 슛을 찰 수 있는 선수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제외하면 극히 드물다. 이미 기술적 완성도를 이룬데 이어 노련미까지 갖추고 있는 손흥민의 존재감으로 브라질 월드컵 16강행 전망이 밝아지는 홍명보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