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살색 열풍 왜…실제 수익 대박?
입력 2014.02.18 09:13
수정 2014.02.21 09:40
'여배우 노출' 홍보, 마케팅 등 화제몰이 손쉬워
온라인 다운로드 등 부가판권 시장 큰 수익 보장
노출을 강조한 영화들이 연이어 제작에 돌입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파격적인 노출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 영화 '전망 좋은 집' 포스터_리필름
충무로에 살색 열풍이 거세다. 노출을 강조한 영화들이 연이어 제작에 돌입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파격적인 노출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노출이 가미된 영화는 홍보 마케팅 과정부터 화제몰이가 손쉬운 데다 극장 개봉 성적이 다소 미흡할 지라도 부가판권 시장에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손해보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런 변화는 시장의 변화가 주도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비디오 대여 시장이 붕괴한 뒤 한국 에로 비디오 시장 역시 함께 몰락했다. 90년대 후번 40~50여개에 이르던 에로 비디오 제작사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2~3년 전에만 해도 케이블 성인 방송 채널 등에 납품하기 위해 에로 비디오를 제작하는 회사 몇 곳이 힘겹게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온라인 다운로드와 케이블 VOD 등 부가판권 시장이 커지면서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이들의 수요가 과거 비디오 대여시장의 규모까지 뛰어 넘을 기세다.
이런 시장의 변화를 선도한 영화는 개그우먼 곽현화가 주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이다. 파격적인 노출이 강조된 영화임이 알려지면서 곽현화의 노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던 이 영화는 개봉 성적은 미비했다. 그렇지만 곽현화가 출연하는 야한 영화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부가판권 시장에서는 대박이 났다. 이것이 ‘전망 좋은 집’의 첫 번째 대박이다.
그렇지만 곽현화는 개봉을 즈음해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은 노출 분량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렇다고 전혀 노출이 없는 것은 아니고 전라 장면이 들어가 있지만 뒤태다. 따라서 첫 번째 대막은 금세 잦아들었다. 곽현화의 노출에 관심을 갖고 이 영화에 관심을 보인 이들은 이내 곽현과의 노출이 없다는 점을 알고 관심을 접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는 여성 투톱을 기용해 유명세를 가진 여배우가 홍보를 담당하고 신인 여배우가 노출을 담당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결국 곽현화는 홍보를 책임지는 역할이었다. 대신 노출을 담당한 여배우는 하나경이었다. 그런데 영화 개봉 이후 하나경이 유명세를 얻는 사건이 발생했다. 청룡영화제에 참석한 하나경이 레드카펫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배우가 넘어졌으니 어느 정도는 노출이 불가피한 사고였고 이는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로 인해 하나경까지 유명세를 얻으면서 그가 출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은 두 번째 대박의 영예를 안았다. 개봉 직후 곽현화에 대한 관심으로 각종 영화 웹하드 사이트에서 각광 받았다가 사라졌던 ‘전망 좋은 집’은 다시 뜨거운 콘텐츠가 돼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몇 달 뒤 다시 ‘전망 좋은 집 : 감독판’이 부가판권 시장을 강타했다. 노출이 강조된 영화의 경우 DVD 등으로 감독판이 나올 경우 온라인에선 감독판이 아닌 무삭제판이라 불리며 엄청난 관심을 집중시키곤 하지만 최소한 노출 장면에 대해선 극장 개봉판과 감독판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물론 극장 개봉판에선 편집된 장면들이 감독판에 추가되기는 하지만 노출 장면이 추가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망 좋은 집’은 달랐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화제가 됐던 곽현과의 노출이 감독판에서는 이뤄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에서 곽현화는 베드신이 없다. 따라서 더 수위 높은 베드신 역시 있을 수 없다. 다만 창가에서 전라로 서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 데 극장 개봉판에선 곽현과의 전라 뒤태만 나온다. 그렇지만 감독판에선 같은 장면의 앞모습도 나오는 것. 그렇다고 뒤태처럼 전신은 아니고 상반신으로 곽현화의 상반신이 노출되는 수준이다.
대개의 경우 여배우의 노출은 가슴 노출 여부가 그 기준이 된다. 요즘에는 데뷔작부터 음모를 노출하는 등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여 화제가 되는 여배우들도 있지만 가슴 부위만 노출이 이뤄져도 해당 여배우가 노출 연기를 선보인 것으로 구분한다. 이런 기분으로 볼 때 곽현과는 ‘전망 좋은 집’ 극장 개봉판에선 노출 연기를 선보이지 않았지만 같은 영화 감독판에선 비로소 노출 연기를 선보인 것이 됐다.
‘전망 좋은 집 : 감독판’에선 곽현화의 노출이 이뤄졌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 영화는 다시금 부가판권 시장에서 대박을 일궈냈다. 이미 돈을 내고 ‘전망 좋은 집’을 다운로드 받았던 이들이 곽현과의 노출로 인해 같은 영화의 감독판을 또 다시 다운로드 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것이 ‘전망 좋은 집’의 세 번째 대박이다.
‘전망 좋은 집’의 성공 이후 부가판권 시장을 노린 노출을 강조한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했다. 하나같이 극장 개봉 성적은 미비했지만 부가판권 시장에선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망 좋은 집’은 신작들에 밀리지 않고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말 그대로 노출 영화의 스테디셀러가 탄생한 셈이다.
이런 흐름은 충무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 충무로에선 탄탄한 작품성에 파격적인 노출을 곁들인 영화를 제작해 극장 개봉관과 부가판권 시장에서 동시에 대박을 칠 수 있는 영화들을 준비 중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관능의 법칙’ 역시 이런 흐름에서 볼 수 있다.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등 연기파 여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 등의 영화를 연출한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권 감독은 ‘싱글즈’와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보여준 여자들의 이야기를 이번엔 40대 여자들을 통해 풀어낸다.
이번에는 농도 높은 노출 장면도 여럿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충무로가 에로 업계과 다른 개념인 ‘세련된 노출’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관능의 법칙'이 그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승헌과 신예 임지연이 주연으로 출연한 ‘인간 중독’도 이런 부류의 영화로 구분된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의 직장 상사와 파격적인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이야기다. ‘방자전’ 등에서 작품성으로 밑바탕을 다진 뒤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여온 김대우 감독이 연출을 맡은 터라 영화인들의 기대감이 크다.
신하균과 신예 강한나가 주연 배우로 거론되고 있는 ‘순수의 시대’ 역시 세련된 노출을 내세운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기획 단계부터 ‘한국판 색,계’를 표방한 영화로 알려졌을 정도다.
더욱 눈길을 끄는 영화는 ‘워킹걸’이다. 이 영화는 부가판권 유통 및 판매를 조건으로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과거 비디오 대여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엔 충무로 영화 제작사들이 비디오 유통 회사에서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워킹걸’을 통해 이런 흐름이 조금씩 되살이나고 있음이 감지된다.
조여정이 출연하고 클라라까지 투입된 섹시 코미디 영화로 아직 노출 수위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가판권 시장에서 먼저 관심을 보인 영화인만큼 노출 수위는 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클라라의 배역은 성인숍 운영자다.
‘관능의 법칙’을 필두고 최근 제작에 돌입한 이들 영화들까지 좋은 흥행 성적을 올릴 경우 충무로는 더욱 뜨거운 살색 열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