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방패' 비디치 맨유 결별…엑소더스 신호탄?
입력 2014.02.07 15:10
수정 2014.02.07 15:17
맨유 주축 수비수 비디치, 올 시즌 끝으로 이적 의사 밝혀
세대교체 흐름? 성적 곤두박질친 맨유 대탈출 시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중앙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32)가 인터 밀란으로 둥지를 튼다.
맨유는 7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디치가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여름 인터 밀란으로 이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디치는 2006년부터 맨유에 8년 동안 몸담으며 전성기를 보냈다. 맨유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한 비디치는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 등 총 15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기여했다.
비디치는 맨유 구단 공식 인터뷰에서 “올해가 내 계약의 마지막 해다. 맨유에서 8년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좋은 팀에 뛴 것이 내 커리어에 가장 멋진 시기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새로운 팀으로 갈 것이다. 능력을 더 키우고 미래를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디치의 이적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무려 43골을 얻어맞았고, 올 시즌 24경기 29골을 내줬다. 리오 퍼디난드와 함께 황금 콤비를 이룬 비디치는 잦은 부상, 노쇠화로 인해 수비 불안의 원흉으로 지적받았다.
세대교체 면에서 볼 때 맨유에 이득일 수 있다. 맨유는 때마침 지난해 여름 알렉스 퍼거슨에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로 변화를 꾀하면서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었다. 현재 맨유에는 필 존스, 조니 에반스, 크리스 스몰링 등 젊은 수비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맨유 대탈출의 신호탄이라는 시각도 있다. 맨유는 올 시즌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승은커녕 현재로서는 다음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리그 7위에 올라 있는 맨유(승점40)는 4위 리버풀(승점47)에 크게 뒤져있다. 에버턴, 토트넘마저 맨유를 위협할 경쟁 상대다. 심지어 이제 맨유를 두려워하는 팀은 사라졌다. 강팀으로서의 위용을 잃으면서 어느 팀이든 맨유만 만나면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맨유는 올 시즌 리그 10위 이상 팀과의 맞대결에서 2승1무6패에 머물렀다.
홈에서도 올 시즌 5패째다. 2010-11시즌 홈에서 열린 19경기에서 18승1무의 놀라운 승률을 기록했던 맨유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선수들의 조합은 어긋났고, 강팀에 어울리는 전술의 색채가 입혀지지 않은 실정이다. 맨유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후안 마타를 영입했지만 지난 2일 열린 스토크 시티와의 리그 24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마타, 로빈 판 페르시, 웨인 루니가 동반 출전했다는 점에서 스토크시티전 패배는 뼈아프다.
맨유가 올 시즌 4위권 진입에 실패한다면 다음 시즌 전망은 어둡다. 판 페르시, 루니 등 특급 선수들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티켓마저 받지 못한다면 맨유 잔류의 당위성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