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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판 박지성’ 윌리안…맨시티 격파 언성히어로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2.04 10:08
수정 2014.02.04 10:15

쉼 없이 공수 오가며 빼어난 활동량 선보여

후안 마타의 맨유 이적에 결정적 영향 미쳐

맨시티 격파의 선봉장으로 떠오른 윌리안. ⓒ 게티이미지

EPL 최강의 방패 첼시가 ‘홈 무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창을 부러뜨리는데 성공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3일(이하 한국시각),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시티와의 원정경기서 전반 블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3을 추가한 첼시는 16승 5무 3패(승점 53)째를 기록, 맨시티와 승점 동률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선두 아스날과의 격차는 승점 2점 차. 따라서 빅3로 점철된 올 시즌 리그 구도는 끝까지 우승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경기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은 맨시티의 우세를 점쳤다. 그도 그럴 것이 맨시티는 올 시즌 홈에서 11전 전승을 기록한데다 경기당 3.8골(42골)이라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과시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최고의 수비력을 지닌 첼시였다. 특히 첼시는 올 시즌 원정 최소 실점(11실점)을 기록 중일 정도로 상대의 날카로운 창을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팀이었다. 그리고 공격과 수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인 윌리안의 숨은 공로도 빛을 발했다.

이날 원톱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투 바로 뒤에 위치한 윌리안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담당하기 보다는 공간을 파고들라는 무리뉴 감독의 지시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볼 점유율 35%-65%에서 보듯, 첼시는 경기 내내 맨시티에 주도권을 내준 채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따라서 수비 라인을 깊이 내린 뒤 단 한 번의 역습을 노리는,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역습의 중심에는 윌리안이 있었다. 윌리안의 쉴 틈 없는 움직임은 역습 시 최전방으로 가장 먼저 침투하는가 하면, 수비 시에는 어느새 2선으로 내려와 상대 공격의 핵 야야 투레를 방어하는데 협력 수비를 펼쳤다.

이는 마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의 박지성을 보는 듯 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의 전성기 시절, 무리한 공격보다는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 동료들에게 찬스를 제공하는 이타적인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고, 번뜩이는 위치 선정으로 공격포인트를 올리기도 했다.

사실 무리뉴 감독은 첼시 1기 시절(2004~2008), 박지성 영입(당시 PSV)에 공을 들인 바 있다. 결국 맨유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이후로도 무리뉴 감독은 박지성의 활동량과 플레이스타일에 대해 수차례 칭찬하기도 했다. 결국 올 시즌 윌리안이 첼시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당시 무리뉴의 발언은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란 점이 증명됐다.

윌리안은 박지성의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점과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활동량, 적극적인 수비 가담 능력은 두 선수의 최대 장점이다. 반면, 패스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고 슈팅의 세기가 약하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브라질 명문 코린티안스 유스 출신의 윌리안은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FC 안지(러시아)를 거쳐 올 시즌 첼시에 입단했다. 특히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첼시를 상대로 2골을 집어넣으며 디펜딩챔피언에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안기기도 했다.

첼시 입단 과정 역시 극적이었다. 당초 윌리안은 토트넘 입단이 기정사실화되었고 메디컬테스트까지 받고 있었지만 무리뉴 감독이 갑작스레 나서 하이재킹에 성공했다. 이후 에당 아자르, 후안 마타, 오스카와의 주전 경쟁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무리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중원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윌리안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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