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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3사, 롯데카드 사장 빼고 다 물러났다

윤정선 기자
입력 2014.02.03 17:01
수정 2014.02.03 17:15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롯데그룹 인사에서 '보류'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사표 보류), 손경익 농협카드 분사장(사표 수리),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사표 수리)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을 제외한 2개 카드사 수장의 사표가 모두 수리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설 연휴가 끝난 지난 2일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심 사장이 사의를 표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된 결정이다.

이번 심 사장의 사표는 금융당국이 카드 3사에 영업 정지 결정을 통보하기 하루 전에 처리돼 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다양하다. 특히 평일이 아닌 연휴 기간 이 같은 결정이 나와 업계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모습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영업 정지 결정이 내려지기 바로 직전에 사표 수리가 알려졌다"면서 "수습보다는 책임을 지고 떠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중요할 만큼 긴박했던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그룹은 이날 심 사장 외에도 IT담당 심용채 상무와 전략담당 배종균 상무 등 국민카드 임원 3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임원의 사표는 처리되지 않았다.

이로써 고객 정보 유출이 확인된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중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만 유일하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남았다.

손경익 분사장은 지난달 20일 사표가 수리돼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당시 농협카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 통보와 관계없이 손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며 "이번 고객 정보 유출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앞으로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총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두 카드사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은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명지만 불과 일주일 뒤 진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 사장은 인사 대상에서 빠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박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보류됐다"며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조속한 수습이 급선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도 "인사는 그룹차원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박 사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것을 두고 우리가 언급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 사장은 지난 2009년부터 롯데카드 수장을 맡아 카드사 중 최장수 CEO로 꼽힌다. 이점은 오히려 박 사장의 책임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 사장의 유임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카드를 제외하고 정보 유출이 확인된 카드사 CEO의 사표가 모두 수리됐다"면서 "이는 다른 카드사들이 수습을 급선무로 생각하지 않거나 최고경영자의 공백을 낮게 봐서가 아니다. 탈퇴나 탈회 회원이 계속 발생하면서 고객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드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박 사장의 사표 수리 압박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고객 정보 유출이 확인된 카드 3사 전·현직 관련 임직원에 대해 해임 권고와 직무 정지 등 중징계 부과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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