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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숙청바람' 북 간부들 쿠데타 가능성은?

김수정 기자
입력 2013.12.26 09:07
수정 2013.12.27 11:48

이권다툼 발생시 특정세력 의한 쿠데타 가능성 배제 못해

전문가들 "당장은 아니지만 세력간 충돌 발생 이어질듯"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24일)을 맞아 제526대연합부대 지휘부를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그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최측근들에 대한 숙청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에서 이런 사태가 반복될 때 체제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현재 북한은 장성택 사태로 인해 간부들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내부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장성택 측근들 상당수가 직위에서 물어난 것은 물론 지방에 끌려가 암암리에 처형까지 당한다고 한다.

주민들 역시 외부 영상물을 보지 않겠다는 자아비판서(일종의 자수서)를 당 비서국으로부터 강요받고 작성 과정에서 장성택에 대한 비난도 적고 있으며, 서로를 감시해야 할 정도로 극도의 공포감이 조성된 상황으로 알려졌다.

또한, 과거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망명 직후 3000명의 측근이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것을 비춰봤을 때 장 부위원장의 측근 중 다수가 숙청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이며 그 범위나 방식 모두 더 혹독할 것으로 대북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아직 구체적인 숙청 범위와 방법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조사심문을 거쳐 추방하거나 처형하는 것으로 안다”며 “정보를 공유하는 장사꾼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이 퍼져있으며 일부 주민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앞으로도 장성택 측근에 대한 대규모 숙청이 이어질 것 같다”며 “특히 장성택은 당 행정부장으로 있으면서 모든 관련 기관의 인사권에 관여를 한 사람인만큼 그 여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일반 하급, 지도부 간부는 기본적으로 다 숙청 대상에 오른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복수의 매체들도 장성택 관련 인물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장성택 측근 제거 작업을 내년 4월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20일 보도했다. 방송은 또 “11월 하순 노동당 행정부 이용하 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처형됐을 때 인민보안부 54국 원유국장과 국가계획위원회 원유국장 등 원유 수입에 관여했던 인물 3명도 함께 총살됐다”고 전했으며 이후 22일 북한개혁방송도 “장성택 측근인 나선시 당 행정부장과 청진지구 철도보안서장이 이미 처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만약 북한에서 이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반복된다면 김정은 체제 내 공포정치의 불만을 품은 특정 간부세력을 주축으로 수년 내에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론 지금 당장 북한 내 급진적인 권력암투나 쿠데타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장성택 사태의 본질은 이권다툼을 놓고 벌인 결과이다. 북한은 앞으로도 이런 이유로 세력간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제2, 제3의 장성택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도 23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성택 숙청 배경과 관련,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니고 이권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비화된 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남 원장은 이날 “장성택이 이권에 개입해 타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비리 보고가 김정은에게 돼서 장성택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며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주로 석탄과 같은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북한에서 수뇌부간 이권싸움이 계속해서 수면 위로 올라오고, 김정은이 본보기식으로 거물급에 대한 숙청을 이어가기를 반복한다면 이에 불만을 품거나, 공포정치에 피로감을 느낀 특정세력에 의해 체제 붕괴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다.

대북전문가들 상당수도 갑작스런 북한의 체제붕괴 가능성은 낮게 보지만 또 다시 북한 내부에서 이권다툼이 발생할 시 특정세력에 의한 쿠데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 북한에서 대대적인 쿠테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추후 쿠데타가 발생한다면 결국 무장세력인 군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가령, 이들 사이에서 또다시 내부적인 이권 다툼이 벌어진다는 전제라면 쿠데타도 논의될 볼 수 있다”며 “북한 엘리트들 일부에서는 분명히 김정은의 폭군정치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실 김정은이 ‘공포정치’를 내세운 만큼 북한 내부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이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려면 반드시 군과 같은 무장세력과 연결고리가 있어야만 쿠데타가 가능하다”며 “과거 우리의 12·12사태와 마찬가지로 현재 북한 체제에서는 체제 전복, 쿠데타를 일으키려면 반드시 무장세력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물론 앞으로도 북한은 내부 단속에 심혈을 기울이겠지만 반대 세력의 부상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계속될수록 북한 체제 붕괴 가능성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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