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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드러나는 '안철수 신당' 파괴력은 과연...

백지현/이슬기 기자
입력 2013.11.27 17:51
수정 2013.11.27 17:57

민주당 지지율 반토막 전망에 새누리당 야권분열 반사이득

일각에선 "안갯속 행보에 소문난 잔치집 불과" 평가절하도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신당’ 창당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여야 셈법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독자세력화를 추진 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정체세력화에 대한 필요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발표한다.

이에 대한 정계의 대체적인 시각은 ‘안철수신당’이 창당될 경우, 비교적 야권연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안 의원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제3의 정치세력화 구상을 강조해왔지만, 안 의원과 안 의원을 지지하는 세력은 비교적 야권 성향이 짙다. 따라서 안 의원이 ‘신당의 깃발’을 꽂을 경우 민주당의 지분이 상당부분 빠져나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7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지금과 같이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안철수신당’이 창당될 경우 민주당의 지분 나눠먹기가 이뤄질 것”이라며 “민주당의 지지율은 10%대 미만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새누리당으로서는 손해 볼 것 없다”며 “신당이 창당될 경우 야권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은 그동안 선거연대는 없고, 독자노선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경색된 정국 속에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민주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안철수신당’으로 쏠릴 것이라는 것. 이는 26일 발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KSOI에 따르면, 안철수신당 창당 후 정당지지율을 보면 새누리당 37.9%, 안철수신당 27.3%, 민주당 12.1%, 통합진보당 1.1%, 정의당 0.3% 순으로, 안철수신당이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 안철수신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현재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실망(46%)과 새로운 정당에 대한 기대감(34%)를 꼽았다.(23일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RDD 방식의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7%P, 응답률은 10.8%다)

여론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여야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안철수신당’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당시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에 대한 반발심리가 많이 움직일 것”이라며 “국민들은 민주당에 대한 싸늘한 냉대의식을 가지고 있고, 수권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 때문에 안철수신당으로 쏠림현상을 막을 수 없고,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을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4.11총선에서 민주당과 손잡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멤버인 김용민 씨의 도를 넘은 막말에 이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발언 등 국민의 분노가 안철수 지분 쌓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신당의 파괴력과 관련해선, 안철수신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지른다는 측면에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과 현재까지 ‘안개 속’ 행보 속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측면에서 비춰볼 때 ‘파괴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전체 지지율 가운데 안철수신당은 20%대, 민주당은 10%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 제1야당인 민주당을 앞선다면 파괴력이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안철수신당으로 돌아서는 세력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찬종 변호사는 YTN 라디오에 출연, “현 단계에서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안철수 현상’은 안 의원이 만들어 낸 게 아니다”며 “국민의 여망은 양당의 부정적인 요소를 다 깨라는 것인데 안 의원은 민주당 쪽을 기웃거린다. 양당에 치우지지 않고 중앙을 돌파해야 하는데 그런 의지와 결의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철수신당’과 관련, 새누리당은 예견된 ‘수순 밟기’로, 신당창당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안 의원의 ‘안개속 행보’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알맹이가 뭔지도 모르겠는데 ‘이삭줍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늘 애매모호한 화법을 구사하며 본인은 (신당창당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하고, 측근은 ‘맞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언제까지 안개화법으로 눈을 가리려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야권연대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양상으로 변화와 새 정치는 까마득해 보인다”며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 뜻을 잘 분별해 확실한 화법으로 신당창당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안철수에 포섭작전 펴지만…

안철수신당을 두고 민주당의 셈법은 복잡하다. 야권연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진 민주당으로서는 ‘안철수’를 포섭하지 않고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은 “더 큰 하나가 돼야 한다. 더 큰 국민정당의 길로 가자”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안 의원 자기 혼자 돌아다녀서 대통령이 되겠느냐”며 안 의원을 향한 ‘포섭발언’에서 불안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문성근 전 상임고문 역시 “당권을 줘서라도 안철수를 끌어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 홍영표 의원은 “안철수가 민주당에 입당한다면 대권후보 당권도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최근 당 안팎에서 ‘안철수 포섭발언’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비노(비노무현)계 의원 측 관계자는 “야권이 다 같이 하는 건 좋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런 원론적인 것 외에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없다”라면서도 “안철수가 원하는 게 새 정치이고 국민이 바라는 것도 새 정치라면,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 이견도 있지 않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에 새로운 사람이 얼마든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런 원론적인 것에 대해선 왜 이견이 있겠느냐”라고 반색했다.

친노계 의원 측 관계자도 “공식적으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원론적인 차원에서 노선에 큰 차이 없다면 큰 텐트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다”라며 “아직 전체적인 당내 분위기는 상당히 정적이고 조용하다. 이견이라 할 것도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아직은 윤곽도 제대로 나온 게 없으니까 내일 발표 하는 것을 보고 그때 가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거다.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같이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라면서 “당연히 연대제안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짝사랑’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는 현재의 양당제를 ‘정치적 양극화 심화’의 원인으로 보고 “최소한 3당 이상이 나와서 3개축으로 나누어져 있어야 원심력이 아닌 구심력이 작동 된다”며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주장, 독자노선을 꾸릴 것을 확고히 해 왔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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