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대통령 오바마 “나도 그런 경험 있다”
입력 2013.07.22 10:32
수정 2013.07.22 10:37
‘짐머만 사건’ 관련 연설 “정당방위법 재고해야”
미국 내 인종갈등 논란을 다시 일으킨 '짐머만 사건'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나도 그런 경험 있다"며 "정당방위법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널A 화면캡처.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내 인종갈등 논란을 다시 일으킨 ‘짐머만 사건’과 관련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며 “정당방위법을 재고해야한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백악관 기자실에 사전 예고도 없이 나타난 오바마 대통령은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짐머만이 총으로 쏴 살해한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이 “35년 전 나였을 수도 있다”며 대통령의 입장이 아닌 미국에 사는 한 명의 흑인 남성으로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흑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백화점 점원들이 (도둑질을 감시하려) 따라붙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길을 걸어갈 때 운전자들이 문을 잠그는 소리를 들어봤을 것이고, 엘리베이터에서 여성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핸드백을 움켜쥐는 모습을 목격했을 것이다”라며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인종문제를 전면에 올리는 것을 꺼려왔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만큼은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 “흑인들은 두려움의 대상이란 사실에 익숙해져 있고 법 적용에 불평등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당방위법(Stand Your Ground)’을 재고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당방위법’은 지난 2005년 플로리다주에서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직접적이고 신체적인 위협이 없더라도 심리적으로 위협을 느낄 시 총기 등 살상 무기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무장 상태의 흑인 10대 소년 트레이번 마틴을 총으로 쏴 살해한 히스패닉계 백인 조지 짐머만도 무죄 평결을 받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플로리다 법원이 짐머만에 무죄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폭력으로 대처하는 것은 마틴의 죽음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항의 시위에 진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짐머만 무죄 판결’이 내려진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오클랜드 등 전국 100여곳 이상의 도시에서 흑인 10대 청년 트레이번을 추모하고 ‘정당방위법’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