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귀태 불붙이고 이정희 구태 재연하고
입력 2013.07.15 10:46
수정 2013.07.15 11:51
"박정희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다카키 마사오"
여야간 진화시킨 귀태 불씨 되살려 '막말정치' 눈살
홍익표 민주당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으로 막말·대선 불복종 논란이 일었던 민주당이 주말 사이 어렵사리 사태 봉합을 했지만, 한편에선 또다시 같은 사태가 촉발되는 일이 벌어졌다.
친노(친노무현)계의 대표인사인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충청권 당원 보고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을 자꾸 비호하고 거짓말하면 오히려 갈수록 당선 무효까지 주장할 수 있는 세력이 늘어가게 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이 ‘대선 불복종’에 가까움을 암시했다.
이 고문은 이어 “국가정보원(국정원)은 대선 때도 ‘북풍’을 일으켜 선거에 개입했고, 이번에도 선거에 개입했다”며 “4.19혁명이 난 뒤 자유당 내무부 장관인 최인기 장관은 부정선거 혐의로 교수형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그러면서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라며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이제 끊어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과 국정원 간의 관계 및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에 따른 처벌로 ‘교수형’을 언급한 셈이다. 그 대표적 사례로는 ‘최인기 장관’과 전 대통령이자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를 들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도 지난 13일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독단적인 판단이었다”며 “마치 히틀러가 나치 세력의 결집을 위해 유태인을 집단 학살했던 것과 같은 모양새”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김 의원의 발언에 여당 의원들은 “표현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결국 같은 당 김용익 의원이 “내가 듣기에도 심한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비유를 취소하고,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물러섰다.
‘막말 논란’을 촉발시킨 홍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현 박 대통령을 겨냥해 “태어나지 않아야할 아이”라는 뜻의 ‘귀태’라는 단어를 썼다.
그는 지난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을 인용해 “책에 ‘귀태’라는 표현이 나온다”며 “당시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당의 한 축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13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일본식 이름인 ‘다카키 마사오’로 호칭하며 막말 정국에 가세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야당 국정조사 특위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다 ‘귀태 발언’까지 트집 잡으며 국정조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친일 매국세력, 다카키 마사오가 반공해야 한다며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유신독재 철권을 휘둘렀는데, 그의 딸 박 대통령까지 국정원을 동원해 종북공세를 만들어 권력을 차지한 사실이 드러나면 정권의 정통성이 무너진다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그들은 범죄행각이 드러나자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NLL(북방한계선) 논란을 일으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며 10.4선언을 짓밟고 있다”며 “권력을 유지하려고 민족의 미래를 짓밟는 저들은 역사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자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주의 파괴집단 국정원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TV토론에 나왔다”, “충성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한국 이름 박정희”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