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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연출한 ‘One Team', 그리고 관록

김태훈 기자
입력 2013.07.08 09:02
수정 2013.07.08 10:19

승부차기 끝 이라크전 패배로 4강행 실패

이광종 감독 관록과 선수단 혼연일체 돋보여

13년 동안 유소년만 지도한 이광종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 연합뉴스

비록 졌지만 당당히 어깨를 펴고 서로가 서로를 격려했다.

선수단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룬 값진 과정은 반목과 갈등으로 얼룩진 대표팀 형님들에게 ‘한국축구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끈끈하고 또 떳떳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과 이라크가 맞붙은 ‘2013 U-20 월드컵’ 8강을 역대 최고 명승부 중 하나로 꼽았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자정(한국시각) 터키 카이세리의 카디르 하스 스타디움서 열린 이라크와의 8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3-3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져 30년 만의 4강 신화 재현에는 실패했다.

아쉽게 4강행 티켓은 놓쳤지만 극적이고 완성도 높은 이라크전은 한국축구사에서 회자될 만한 명경기였다. 대회를 주관한 FIFA 역시 감탄했다. F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연장 종반을 두고 “U-20 월드컵 역사상 놀라운 클라이맥스 중 하나였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라크가 먼저 골을 넣으면 한국이 바로 응수하는 흐름으로 전개된 이날 경기는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좀처럼 기울지 않아 승부차기에 돌입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종료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후반 13분, 이라크 샤코르가 혼전 상황에서 골을 터뜨렸다. 종료가 2분도 채 남지 않아 사실상 결승골로 봤다. 감추고 추스르려 했지만, 한국 선수들 얼굴에도 좌절의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진짜 명경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골을 허용하자마자 이 감독은 아꼈던 교체카드 1장을 꺼내들었다. 교체 투입된 정현철은 패색이 짙어 쫓기는 가운데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박스 정면 외곽에서 과감한 중거리슈팅으로 이라크 골문을 갈랐다. 동점과 함께 승부차기로 끌고 가는 골이다.

FIFA는 “종료 2분을 남기고 이라크의 골이 터졌을 때, 한국은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정현철의 슈팅이 골로 연결되면서 그대로 이길 줄 알았던 이라크는 망연자실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눈에 띄는 스타도 없었다. 설상가상,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지난해 열렸던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에서 맹활약했던 미드필더 문창진(포항)은 허리 부상으로 빠졌다. 대회 직전에도 미드필더 김승준(19)이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고,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1,2차전에서 2골을 터뜨린 류승우(20)마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13년 동안 유소년만 지도한 이광종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용병술로 주축의 공백을 모두 상쇄했다. 명경기 바탕에는 이광종 감독의 관록이 흐르고 있었다.

탄탄한 조직력과 예리한 패스게임, 무엇보다 팀워크를 바탕으로 한 강인한 정신력은 성인대표팀에게도 귀감이 될 한국축구의 색깔을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이 부임하면서 내세운 '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 기치를 그라운드에서 구현한 이광종호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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