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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극 가능케 한 넥센표 ‘LPG 포수’

이일동 기자
입력 2013.07.06 10:00
수정 2013.07.06 10:08

포수 포지션 소화한 이성열, 역전 밑거름

이성열 외에도 LPG포 모두 포수 출신 거포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소화한 이성열. ⓒ 넥센 히어로즈

축구엔 골키퍼, 야구엔 포수.

두 포지션은 출장 엔트리 작성 시 반드시 예비 선수를 둬야 하는 특수 포지션이다. 포지션 플레이어 중에서 가장 특화된 포수가 엔트리에 포함된 2명이 모두 부상을 당하거나 대타 요원으로 소진됐을 경우, 팀의 전체 전력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팀 배터리의 방전이다.

반면, 팀의 포지션 곳곳에 포수 가능 대체 선수를 남겨둔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장 공격력이 취약한 포수 타순에서 가장 적극적인 대타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넥센은 바로 그런 힘이 있는 팀이다. 즉, 포수의 제약에서 가장 자유로운 팀이라고 할 수 있다.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서 넥센의 힘을 보여준 대역전극의 뒤엔 'LPG 포수'들이 있다. 흔히들 넥센의 막강 클린업을 일컬을 때 LPG포라고 말한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환상의 거포 라인업이 그것.

올 시즌엔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신형 L' 이성열의 가세다. 지난해 두산과 맞트레이드로 오재일과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성열은 넥센에서 거포로 급성장했다. 6일 현재 홈런 부문에서 최정(SK)과 공동 1위(16개)를 달리고 있다. LG 입단 시절부터 장거리포를 갖춘 포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 잠재력이 넥센에서 터지고 있는 것.


대역전승의 초석 '마스크 쓴 이성열'

하지만 5일 경기에서 숨은 잠재력이 터진 건 타석이 아니라 포수 수비다. 넥센은 포수인 허도환과 박동원을 모두 대타로 소진했다. 경기 초반 LG에 크게 뒤진 경기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대타 활용으로 벌어진 일이다.

정식 포수가 소진되자 염경엽 넥센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포수' 이성열이었다. 이성열은 이날 2번 지명타자로 출장했던 터. 8회초 이성열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성열은 8회 한현희, 9회 마무리 손승락과 호흡을 맞추며 방전됐던 배터리를 충전, 8회말 대역전극의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서 했던 포수 훈련의 효과가 나왔다. 실전 포수로 이성열이 나선 경기는 2011년 9월 27일 잠실 삼성전이 마지막이었다. 이성열은 경기가 끝난 후 활짝 웃으면서 송진 주머니를 바닥에 내리 쳤다. 승리의 자축 세리머니였다.

염경엽 감독이 6회말 허도환 타석에서 대타 조중근을, 6-9로 뒤지던 7회말 1사 만루의 역전 찬스에서 박동원 타석에서 대타 유한준을 과감하게 기용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믿는 구석 이성열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 팀 감독들은 포수 자원이 바닥날까 고민하는데 넥센은 정반대다. 오히려 느긋해진다. 벤치에 있던 염경엽 감독의 여유도 바로 그런 이유다.


넥센의 저력 'LPG 포수'

그런데 이성열만 포수로 활용 가능한 게 아니다. 넥센의 LPG포 전부 다 포수에서 야수로 전환한 거포들이라는 사실. 먼저 이택근은 경남상고 시절 김사율(롯데)과 호흡을 맞춘 포수다. 현대 입단한 이후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했지만 빠른 발과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야수로 전환한 케이스다.

이택근은 입단 당시 팀에 김동수(현 넥센 코치)와 강귀태(KIA)가 있었다. 이택근이 포수로 나설 기회는 제한적이었는데 설상가상 어깨 부상으로 송구에 문제가 생기자 1루수로 전환을 결정한 것.

박병호 역시 성남고 시절 4번타자 겸 포수로 4연타석 홈런기록을 수립한 선수다. 김현중(삼성)과 팀 내 포수 마스크를 번갈아 썼다. LG 입단 당시도 역시 포수로 입단했다. 'K-로드' 강정호 역시 광주일고 시절 투수와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출중한 타격을 살리기 위해 유격수로 전환했다.

기존 LPG포와 이성열까지 모두 포수 출신이어서 넥센의 포수 타석에서의 대타 활용은 9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다. 누구를 예비 포수로 기용할 것인지 딜레마에 빠질 정도로 포수 자원은 넘친다. 포수가 부족한 나머지 구단이 보면 넥센은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셈.

넥센은 무려 4명의 공격형 포수를 필드 곳곳에 저장해 놓고 수비형 포수로 경기를 시작하는 유일한 팀이다. 5명의 포수가 선발 엔트리에 숨어있다. 그 잠재력이 LG전 대역전극의 힘을 충전시켰다. 올 시즌 넥센이 진짜 두려운 건 '비밀병기' LPG 포수의 힘이다. 그게 LG전 12-9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흔히들 사이클링 안타라고 부르는 이병규(LG)의 최고령(38세 9개월 10일)의 힛 포 더 사이클(Hit For The Cycle) 신기록도 넥센의 대역전승 때문에 빛을 바랬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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