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구속…위기의 CJ 건져낼 구원투수는?

손경식·이미경·이관훈 3각 비상경영체제 유력

총수 부재에 따른 해외 사업 차질 우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일 구속수감됨에 따라 CJ그룹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서울 남대문로 CJ 본사 건물 앞 신호등에 켜진 빨간불이 CJ그룹의 현재 상황을 대변해주는 듯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연합뉴스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구속으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CJ그룹은 큰 충격과 함께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공백이 현실화된만큼 외삼촌인 손경식 공동 회장과 누나인 이미경 CJ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재현 회장 구속에 큰 충격
CJ그룹은 1일 이현 회장의 구속수감이 현실화되자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CJ의 주요 임직원들은 밤 늦게까지 서울 서초동 법원에서 초조하게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렸으나 끝내 이재현 회장의 구속수감 영장이 발부되자 망연자실해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너무 안타깝다”며 “구속만은 막아보기 위해 열심히 재판을 준비했지만 원하지 않던 결과가 나와 그룹 전체가 침통하고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어지는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장 발부 후 이 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다시 한 번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서울 구치소로 향했다.

이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공백을 메울 CJ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누가 맡을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공백 메꿀 콘트롤 타워는 누구?
이 회장 구속 이후 CJ그룹은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 부회장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는 비상경영 체제로 꾸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중 손 회장이 중심이 돼 그룹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리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손 회장은 이 회장의 외삼촌일 뿐 아니라 이 회장 체제가 정착되기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에 버금가는 실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왔지만 그룹 경영에도 간간이 관여해왔던터라 거론되고 있지만 여기에는 회의적인 전망이 강하다. 이 부회장이 지주사인 CJ(주)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 부회장과 손 회장 공동대표체제에 이관훈 대표가 힘을 보내는 양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CJ그룹 측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이 회장의 부재가 현실화된 이후에 구체적인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을 메울 후임으로 현재 그룹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유력설에 대해서도 결정된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손경식 그룹 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제체 전환설은 추측성 보도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은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확실히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총수 리스크로 해외 사업 차질 우려
한편 CJ그룹은 올해 매출 33조, 2020년까지 매출 백조 원을 넘기고 이 가운데 70%를 해외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상황이다.

1953년 CJ제일제당 설립 이후 60년, 1993년 삼성과 분리된 뒤 20년 만에 최대 위기에 놓인 CJ그룹이 이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J그룹은 이 회장 부재로 우려되는 공백을 최소화하고 지난 5월부터 지속된 비상체제를 유지하되, 경영은 이전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총수 리스크'에 따라 일부 해외 업체 인수 협상이 중단되고 공격적으로 진행돼온 해외시장 진출도 소극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CJ그룹 측은 “회장구속으로 임직원들의 사기는 많이 떨어져 있는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신경이 쓰이는 상황 속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상당 부분의 혐의를 시인하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구속 상태의 수사와 재판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이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