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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의 18개월 파노라마 ‘그래도 브라질 간다’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3.06.18 23:02
수정 2013.06.19 01:00

한국축구,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위업

경기력 논란에도 승점 관리로 브라질행

최강희호가 월드컵 티켓을 획득하기까지 뛰어온 길은 무척 험난했다. ⓒ 연합뉴스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란전을 끝으로 18개월 동안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생활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김영권의 아쉬운 수비가 겹쳐 패했지만, 승점14로 조 2위에 올라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테헤란 원정 0-1 패배에 이어 설욕을 다짐했던 홈경기에서도 이란을 넘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쉽지만, 궁극의 목적인 월드컵 진출은 달성했다. 같은 조 우즈벡은 카타르를 5-1 대파했지만, 조 3위에 그쳐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이로써 한국은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8회 연속 본선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역대 월드컵 기록을 봤을 때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기록을 세운 국가는 1930년 첫 대회부터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개근하는 브라질(20회 연속)을 비롯해 독일(15회 연속), 이탈리아(13회 연속), 아르헨티나(10회 연속), 스페인(9회 연속).

멕시코나 잉글랜드, 벨기에, 미국도 가장 길었던 것이 6회 연속에 불과하다. 그만큼 한국의 8회 연속 본선 진출은 뜻 깊은 기록이다. 또 1954년 스위스 대회 포함 9회 본선 진출로 10회에 가깝게 다가서게 된다.

최강희호가 월드컵 티켓을 획득하기까지 뛰어온 길은 무척 험난했다.

탄생 과정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조광래 감독이 물러나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새 감독 찾기에 나섰다. 예상 외로 감독 선임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꺼내든 카드는 최강희 감독이었다. 몇 차례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구해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불을 끄기 위한 소방수로 나섰다.

최강희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최종예선까지만 대표팀을 이끌겠다"며 스스로 선을 그었다.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였다. 본 소속팀 전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팬들은 이른바 최강희식 ‘닥공 축구’를 기대했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부족했고, 색깔을 입히기엔 무리가 따랐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매 경기마다 임기응변을 발휘해 승점 3점을 노리는 방법을 택했다. 일단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이끌며 위기를 모면한 뒤 최종예선을 준비했다.

이란, 레바논, 카타르, 우즈베키스탄과 한 조에 묶이며 다시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부담스런 중동팀과 무려 세 팀을 상대해야 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한국보다 열세지만 원정은 쉽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카타르, 레바논과의 2연전에서 2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이란과의 원정에서 1무 1패에 그치자 지도력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2월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는 0-4 대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특유의 뚝심을 발휘하며 허점이 드러난 포지션에 파격적인 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특히, 6월에 열리는 최종 3연전을 앞두고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것이 그 예다. 최강희 감독은 K리거들의 힘을 믿었다. 새로운 플랜 B로 공백을 최소화했고, 이명주(포항)라는 특급 신예를 발굴했다.

비록 경기력 논란이 줄곧 불거지긴 했지만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맡은 임무를 잘 수행했다. 충분히 박수 받을 만했다. 전북으로 돌아가 새로운 출발을 할 최강희 감독과 2014 브라질월드컵을 책임질 새로운 사령탑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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