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혐의' 벗은 박시후, 살인범으로 컴백?
입력 2013.06.02 10:40
수정 2013.06.17 17:46
연예계 컴백 프로젝트 가동
영화 흥행 여부 따라 컴백 시기 결정
사실 연초만 해도 가장 올해 가장 기대되는 남자 배우는 박시후였다. 톱스타의 대열에 조금씩 근접해가고 있었으며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최고의 전성기가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
박시후의 도약은 2011년에 방영된 드라마 '공주의 남자'를 통해 이뤄졌으며 톱스타의 자리에 근접한 것은 올해 초 종영한 '청담동 앨리스' 덕분이었다. 게다가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이 이어졌다.
이미 지난 해 10월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 제작보고회에 일본 팬들이 몰려들었을 만큼 해외에서도 각광받기 시작한 박시후는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를 통해 비상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되자 친동생 박우호 씨와 손을 잡고 1인 기획사 후팩토리를 설립했다. 톱스타로 한국 시장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세계무대로 날아오를 모든 준비를 끝마친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지난 2월 14일전까지는.
지난 2월 돌발변수가 생겼다. 그것도 너무나 치명적인. 박시후는 2월 14일 밤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포장마차에서 후배 배우 K, 그리고 그가 소개한 고소인 A씨 등과 함께 술을 마셨다. 15일 새벽 이들은 박시후의 집으로 자리를 옮겼고 ‘의혹의 밤’을 보냈다.
A씨는 박시후와 K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경찰에 고소했고 박시후는 A씨와의 성관계는 인정했지만 성폭행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세 사람이 함께 있었지만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그날 밤 그곳에서의 일은 모두가 의혹이 됐다.
그렇게 경찰 조사가 시작됐고 결국 경찰은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과연 검찰이 박시후와 후배 배우 K를 기소할 지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결국 지난 5월 10일 A씨가 소를 취하하면서 지옥 같은 3개월은 우선 일단락됐다. 피해자의 소 취하에 따라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결정한 것.
다행히 성폭행 혐의로 재판장에 서는 상황은 피했다. 그렇지만 너무나 잃은 것이 많다. 우선 완벽한 마무리가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재판까지 가서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이다. 이는 곧 그가 받고 있는 성폭행 혐의가 사실무근의 무죄였다는 의미가 된다. 사실 더 좋은 방법도 있다. 이번과 마찬가지고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려 재판에 가지 않는 것이나 이번과 과정은 조금 달라야 한다. 이번처럼 피해자의 소 취하가 아닌 검찰 수사 결과 박시후의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더라면 재판까지 가지 않고도 깔끔하게 성폭행 혐의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렇지만 피해자의 소취하는 은밀한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박시후 측은 합의에 대해서 “금전적인 합의 없이 서로 화해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거액의 금전이 오간 금전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루머가 계속되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 이는 소 취하에 의한 사건 해결이 갖는 부작용으로 보인다. 정말 금전적 합의가 없었다면 박시후 입장에서 다소 억울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다.
위기 대응 방식도 서툴렀다. 거듭해서 수사를 담당한 서울 서부경찰서와 대립하는 모습이었고 법률대리인인 변호사가 서부경찰서를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공권력과 대립하고 다투는 듯한 모양세는 연예인 이미지에 결코 좋을 수 없다. 또한 한동안 박시후 측 변호인과 A씨 측 변호인이 카카오톡 메시지 전문 공개 등으로 폭로전 양상을 보인 부분도 부담으로 남았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박시후 측은 A씨의 실명을 공개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사건이 불거진 뒤 경찰부터 언론, 그리고 피해자 측과도 지나치게 싸우는 모습을 보인 부분 역시 겉으론 까칠한 듯 하지만 속으론 자상한 남자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던 배우 박시후의 그것과는 너무 차이가 컸다.
기본적으로는 후배 배우 K의 소개로 만난 A씨와 만나자마자 동침했다는 부분도 부담이다. 박시후는 기본적으로 남성 팬 보다는 여성 팬의 지지를 받아온 연예인이다. 박시후가 성폭행 여부를 떠나 A씨와의 성관계를 공식 인정한 것부터가 여성 팬들에겐 상당한 충격이고 실망이었다.
관건은 박시후의 컴백 프로젝트다. 우선은 자숙기간을 갖고 있지만 다시 연예계로 돌아올 계획을 갖고 있는 박시후 입장에선 컴백이라는 또 한 번 어려운 관문을 거쳐야 한다. 당분간 자숙기간을 갖겠다는 것이 박시후 측의 공식 입장이지만 예상 외로 박시후의 빠른 활동 재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것은 바로 영화 '나는 살인범이다'의 일본 흥행 성적에 달려있다.
박시후의 첫 주연작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1일 일본에서 개봉됐다. 일본에서의 제목은 '살인의 고백'이다. 일본 매스컴에선 ‘브라운관의 황태자, 격렬한 액션 연기의 연쇄살인범으로 변신했다’며 박시후를 주목하고 있다. '나는 살인범이다' 제작사 관계자도 “이제 관련 사건이 잘 해결된 만큼 박시후가 한류스타로서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가장 좋은 부분은 흥행을 위해 박시후가 직접 일본으로 건너 가 각종 홍보 활동에 직접 나서는 것이다. 그렇지만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 기간을 갖고 있는 박시후가 직접 일본으로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일본 극장가에서 ‘엄청난’ 흥행 수익을 올리게 돼 답례 차원에서 박시후가 일본을 찾을 순 있다. 그렇지만 정치 사회적인 문제로 일반 시민들의 일본에 대한 정서가 매우 좋지 않은 요즘 상황을 감안하면 이 역시 쉽진 많다. '나는 살인범이다'가 일본 극장가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급 대박이 나는 정도면 가능할 수 있지만 현실성이 높지 않은 가정이다.
그렇지만 '나는 살인범'이다가 일본에서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둘 경우 박시후의 컴백은 한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시후 사건은 일본과 중국 팬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박시후는 이번 사건으로 일본에서의 입지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예상과 달리 박시후가 여전히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음이 입증되면 그의 컴백은 예상 외로 빨라질 수 있다.
한국 연예계에서 여전히 일본 시장은 가장 수익성 좋은 시장이다. 어느 정도 일본에서 흥행이 보장되는 드라마와 영화는 큰 어려움 없이 제작될 수 있다. 따라서 박시후가 여전히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음이 입증되면 그를 영입하려 하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강간범'이 될 위기를 넘긴 박시후에게 지금 가장 절박한 것은 성공적인 '살인범'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