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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하는 박주영, 재기의 스토리텔링 절실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5.19 09:54
수정 2013.05.20 22:24

소속팀-대표팀 모두 입지 좁아져

자립과 재기의 전환점 찾아야

박주영ⓒ KBS N 스포츠

한국축구 간판 공격수로 꼽히던 박주영(27) 추락에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계속된 부진에 부상까지 겹치며 사면초가에 몰린 박주영은 올 시즌이 끝난 이후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주영은 올 시즌 아스날을 떠나 셀타비고 임대 이적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지만, 시즌 초반만 반짝했을 뿐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교체로만 이름을 올렸고 단 3골을 넣는데 그쳤다. 최근에는 부상이 악화돼 4경기 연속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분위기다.

스페인 언론은 올 시즌 셀타비고의 박주영 영입을 ‘대실패’라고 규정하며 연일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로서 박주영이 다음 시즌 셀타비고에 남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셀타비고로서는 가뜩이나 팀 성적이 저조한 마당에 불필요하게 몸값까지 높은 박주영을 다음 시즌 안고 갈 이유가 없다.

아스날 복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벵거 감독은 박주영을 데리고 있던 시절에도 거의 기회를 주지 않았고, 루카스 포돌스키와 올리비에 지루가 건재한 데다 대대적인 추가영입설에 휩싸여있다. 박주영은 이미 니클라스 벤트너, 마루앙 샤막 등과 함께 방출대상으로 분류된 지 오래다.

박주영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이적을 추진하려 해도 몸값이 문제다. 아스날이 박주영 영입 과정에서 지불한 몸값(500만 파운드)을 최대한 회수하겠다는 입장이 걸림돌이다. 최근 2년간 아스날과 셀타비고에서의 연이은 부진으로 주가가 추락한 것을 감안해 욕심을 버리고 몸값을 크게 낮추지 않는 한 유럽무대에서 활약할 새로운 팀을 구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박주영이 과거 몸담았던 프랑스 리그로의 이적이나 재임대. 비록 팀은 강등됐지만 박주영은 AS모나코 시절 팀내 최다인 12골을 터뜨리며 프랑스리그에서 준수한 공격수로 인정받은 바 있다. 다음 시즌 1부리그 복귀가 유력한 친정팀 모나코와 과거 영입을 추진했던 릴 OSC 등이 약간의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그때보다 주가는 떨어졌다. 또한, 활발한 투자와 전력보강을 이뤄 예전만큼 절실한 상황도 아니다.

이대로라면 대표팀 복귀도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박주영은 지난 3월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에서 발탁되지 못했다. 소속팀에서의 부진과 경기력 저하가 원인이었다.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다음달 레바논 원정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이란까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을 치르는 대표팀 명단 25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박주영은 없었다.

전임 대표팀 감독들의 경우, 박주영이 아무리 부진하거나 심지어 소속팀 경기에 출전조차 못하던 때도 무조건 대표팀에 중용하며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때와는 천지 차이다. 이대로라면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출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박주영을 바라보는 국내 축구팬들의 여론도 싸늘하다. 올 시즌 박주영 외에도 많은 한국인 유럽파들이 소속팀에서 주전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치열한 1부리그 잔류 경쟁 사이에서 고전했다. 하지만 박지성이나 이청용, 지동원 등이 소속팀의 부진에도 나름의 존재가치를 입증하며 동정론을 얻고 있는 것과 달리 박주영에 대해서는 차가운 반응 일색이다.

여기에는 박주영이 걸어온 이력이 축구선수로서 롤모델이 되거나 팬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행보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박주영은 K리그 시절부터 이적과 입단과정에서 잦은 구설에 휩쓸리며 깔끔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고, 최근에는 옮긴 팀마다 부진을 면치 못했다. 병역 논란과 올림픽팀 무임승차에 이르기까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자신의 힘으로 현실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주영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다음시즌 어떻게든 뛸 수 있는 소속팀을 구하는 것과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백의종군의 마음가짐이다. 이동국은 2000년대 중반 유럽진출의 실패와 잇단 부진으로 축구인생의 고비를 맞이했지만 K리그 복귀 이후 2009년 전북에서 부활,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고 대표팀에도 복귀했다. 황선홍은 커리어 내내 숱한 부상과 비난의 악순환에 시달리면서도 오뚝이처럼 재기해 2002 한일월드컵의 신화를 이뤄냈다.

현재의 박주영보다 더 힘든 처지에 놓이거나, 더 많은 비난을 받았던 선수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비난을 찬사로 바꾸어 놓았다. 지금의 박주영에게 필요한 것도 자립과 재기의 스토리텔링이다. K리그 복귀든 유럽무대 재도전이든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끌어내야 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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