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애증' 가가와·아사다…장기 아닌 오기
입력 2013.03.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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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버리고 오기로 버티는 두 스타에 일 언론도 '답답'
가가와와 아사다(사진)를 향한 관심은 끈적끈적한 애증의 표출이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스포츠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스포츠 전반에 걸쳐 두각을 나타내며 서구의 높은 콧대를 번갈아 꺾었다. 한국은 핸드볼과 남자축구 등에서 악착같은 근성으로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일본 또한 여자축구에서 동양인의 우수성을 만방에 알렸다.
아시아 스포츠 맹주답게 한일 양국은 늘 세기의 명승부를 펼쳐왔다. 축구·야구 등에서의 승부는 외신의 찬사를 받곤 했다. 양국 스타들도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가가와 신지와 피겨스타 아사다 마오다.
한국 팬들은 ‘박지성 후광’ 가가와와 김연아 태양 아래 있는 아사다 동향에 관심이 많다. 무엇보다 둘은 자진해서 호랑이 굴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묘한 연민을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가가와와 아사다를 향해 냉정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는 악의적 비판이 아니라 당사자들도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둘은 요지부동이다.
지난해 여름 가가와가 맨유 이적 소문에 휩싸였을 때 많은 한국 언론이 우려를 표했다. 유명 축구 평론가는 “(가가와에게) 피지컬을 등한시해선 안 된다.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터프하다”면서 “독일에 남아 민첩성을 극대화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가가와는 주위의 만류에도 끝내 맨유에 입단했다.
가엽게도 1년이 지난 지금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가가와는 ‘영국스타일’과 ‘빅게임’에 녹아들지 못했다. 심지어 알렉스 퍼거슨 감독마저 지난 6일 UEFA 챔피언스리그 맨유-레알마드리드 16강 2차전에서 1-2로 뒤지고 있음에도 가가와를 투입하지 않았다.
결국, 퍼거슨 머릿속 가가와는 빅게임용이 아닌 리그용, 그것도 ‘약체팀 전용’이라는 인상이 짙다. 영국 전문가는 “가가와가 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해도 퍼거슨 고정관념을 바꾸긴 어려워 보인다. 가가와에게 맨유는 독이 든 성배”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1 EPL 득점왕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도 평가절하 돼 자의 반 타의 반 맨유를 떠났다. 베르바토프는 맨유 시절 “퍼거슨이 나를 ‘약체 킬러’로 한정해 서운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종목은 다르지만, 아사다 마오 부진도 큰 틀에서 비슷하다. ‘장기’를 죽이고 ‘오기’를 살리는 바람에 빛을 잃었다.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 앙증맞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성인 무대로 올라온 뒤 특유의 색깔이 옅어졌다. 국제빙상연맹(ISU)이 도입한 신 채점 제도에 아사다가 사활을 걸었기 때문. ISU는 고난도 기술을 권장하기 위해 트리플 악셀 기본점수를 8.5점으로 올렸다.
하지만 문제는 트리플 악셀이 '독이 든 성배’라는 사실. 성공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3 피겨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때문에 많은 국내외 언론이 "아사다에게 트리플 악셀은 몸에 맞지 않은 옷”이라고 비평했다.
이 같은 가가와와 아사다를 향한 관심은 끈적끈적한 애증의 표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