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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만 참사 ‘초보’ 류중일 탓인가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3.07 08:44
수정

경험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는 분명

전력누수 심화, 잦은교체 등 어수선

´초보´ 감독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생애 첫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이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국은 5일(현지시각)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과의 1라운드 B조 마지막 경기에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대만, 네덜란드와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했지만, 득실차에 따라 한국의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이날 대만을 상대로 최소 5점차 이상의 대승을 거둬야만 2라운드 진출이 가능했다. WBC 1라운드 탈락,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과다. 야구팬들은 이번 사태를 ´대만 참사´라며 대표팀에 대한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실상 시작부터 부담이 큰 자리였다. 전임 김인식 감독이 두 번의 대회에서 각각 4강과 준우승이라는 호성적을 거둔 뒤라 류중일 감독으로서는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비난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어려웠다. 류중일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것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했다. 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다는 KBO 결정에 따라, 류중일 감독은 심사숙고 끝에 ´추대´된 것이 아닌 한국시리즈 우승과 동시에 강제 ´임명´된 것이었다.

이번 WBC 대표팀은 냉정하게 말해 역대 최약체였다. 류현진, 봉중근, 추신수, 김광현 등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핵심선수들이 시작도 하기 전에 대거 이탈했다. 특히, 단기전에서 전력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마운드의 전력누수가 유난히 심했다. 대표팀 명단 발표 이후에도 부상으로 선수교체가 이어져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팀워크를 제대로 다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두 번의 WBC에서는 코치로 참여했다. WBC 전 대회를 개근한 코칭스태프는 류중일 감독이 유일했다. 하지만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서 지휘하는 국제대회는 부담의 무게가 달랐다.

국내무대에서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고는 하지만 아무대로 감독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데다 사령탑으로 첫 국제대회 도전에 나선 ´초보´ 감독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류중일 감독의 경험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 바로 네덜란드전. 한국은 직전 평가전에서 타선이 내내 부진해 우려가 컸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무대에서 통하던 ´믿음의 야구´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매 경기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하는 국제무대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타선의 난조와 연이은 수비 실책 앞에 류중일 감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투수교체 타이밍에서도 엇박자를 거듭했다. 선수들이 의도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류중일 감독은 기민하게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선수단을 장악하는데 실패했다.

네덜란드전 패배 속에도 추가실점만 최소화했다면 운명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후반부로 가면서도 대표팀은 분위기를 반전에 실패했고, 결국 5점차 영봉패를 당했다. 잘못 꿴 첫 단추는 마지막까지 부담으로 이어지며 결국 1라운드 탈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말았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삼성을 이끌고 부산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 챔피언 라미고에 패해 예선탈락 수모를 맛본데 이어 또 국제대회 굴욕을 당했다. 지난 2년간 탄탄한 성공가도를 걸어온 류중일 감독에게는 씻을 수 없는 수모의 순간이다.

WBC 실패를 류중일 감독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지만, 냉정히 말해 류중일 감독 역시 대표팀을 맡아 국제대회를 이끌기에는 경험과 준비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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