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택한 KIA…용병 마무리 허와 실
입력 2013.02.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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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시즌 소방수로 사실상 낙점
용병에게 맡긴 뒷문...그 결과는?
앤서니는 지난해 11승1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 KIA 선발 한 축을 담당했다.
마무리투수 문제로 내내 고생했던 KIA 선동열 감독이 2013시즌 소방수로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31)를 사실상 낙점했다.
매년 뛰어난 선발투수들을 보유했던 KIA는 마무리투수 문제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해태 시절만 해도 선동열, 임창용 등 걸출한 소방수들이 즐비했지만 KIA로 인수된 2001년 이후로는 30세이브 이상을 보장하는 대형 소방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1~2년 반짝 활약을 나타낸 적은 있지만, 소방수로 장기간 꾸준하게 활약한 투수는 없었다. 에이스 윤석민이 2006년 19세이브를 올렸지만 선발로 전환했고, 한기주가 2007년부터 2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수확했지만 부상과 슬럼프로 오래가지 못했다.
KIA가 V10을 달성한 2009년에는 유동훈 활약이 돋보였다. 한기주 부상으로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로 변신했음에도 6승22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0.53의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당시가 유동훈의 커리어 하이.
유동훈은 최근 3년간 당시의 활약을 재현하지 못했고 연투가 어려운 투구 특성상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하기 어려웠다.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는 한기주와 유동훈의 부진으로 급하게 보강한 베테랑 투수 최향남이 후반기 마무리로 활약하기도 했다.
마무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고질적인 불펜은 KIA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블론 세이브(18개)를 저지르는 빌미가 됐다.
당초 선동열 감독은 김진우를 마무리 후보로 저울질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며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 결국 앤서니로 선회했다. 앤서니가 풀타임 마무리로 자리 잡는다면, KIA 외국인 투수로서는 최초가 된다. 안정된 불펜 운용을 중시하는 선동열 감독 의중이 반영된 대목이다.
앤서니는 지난해 11승1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 KIA 선발 한 축을 담당했다.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물론 빠른 퀵 모션과 주자견제 능력에서 마무리 후보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마무리를 기용한 실험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기대에 비해 성과를 본 경우는 적은 편이다. 외국인 투수로는 유일한 세이브 타이틀 홀더였던 존 애킨스(2009년·롯데)는 26세이브로 구원 공동 1위에 오르고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SK 호세 카브레라나 한화에서 활약한 좌완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도 2~3년을 넘기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해 35세이브(2위) 평균자책점 1.79로 맹활약한 두산 스캇 프록터도 재계약 제의를 받지 못했다. 2011년 선발투수로 11승을 올렸던 LG 리즈는 지난해 마무리 전환 실패로 극심한 트라우마에 빠지기도.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커지면서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보다는 이닝이터형 선발투수가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1구 1이닝에 매 경기 운명이 바뀌는 마무리라는 보직의 중압감도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감당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다.
선동열 감독은 삼성 시절부터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유난히 혹독했고, 그만큼 외국인 선수로 재미를 본 기억도 드물었다.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서의 앤서니가 선동열 감독의 높은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