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잔혹사’ 떨친 LG…유광 점퍼 구입하세요
입력 2013.02.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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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박용택 등 성공적인 FA 계약
10년 가을 잔치 탈락 굴레 벗을 때
겨울 선수영입→봄 반짝 성적→여름 추락→가을 마무리 훈련은 지난 10년간 LG가 지겹도록 반복한 패턴이다.
그동안 LG 트윈스는 선수 이적과 관련해 유독 재미를 보지 못한 대표적인 구단이다.
FA 시장에서는 ‘큰 손’을 자처하며 홍현우, 진필중, 박명환에게 거액을 쏟아 부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전력 상승을 위한 트레이드도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았다. 이적 후 MVP를 거머쥔 김상현(KIA)과 박병호(넥센), 그리고 국가대표 이용규(KIA)는 가슴 시린 상처다. 급기야 가능성을 보이던 유망주 투수 2명은 불미스러운 일로 영구제명 조치를 당하고 말았다.
‘선수 장사’에서 효과를 얻지 못하다보니 자연스레 성적은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후 10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LG는 매년 불명예 기록을 늘려나가고 있다. 유망주의 성장은 더디고, 즉시 전력감의 부진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LG에 희망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다름 아닌 FA 계약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LG의 FA 잔혹사 마침표는 2007년 박명환(4년 40억 원)이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LG와 계약한 대형 FA들은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먼저 LG는 2008시즌을 앞두고 안방마님 조인성에게 계약기간 3+1년, 최대 34억 원을 안겼다. 4년간 타율 0.264 67홈런 251타점을 기록한 조인성은 2010년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수상했고, 포수 최초로 100타점을 올리며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듬해에는 2명의 외부 자원이 LG 유니폼을 입었다. SK 출신 이진영과 히어로즈 정성훈이다. 모두 특출 난 활약은 아니었지만 견고한 수비력과 일발장타로 LG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4년 동안이나 펼쳤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결국, LG는 지난 겨울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진영과 정성훈을 붙잡기로 했다. 조건 역시 4년간 34억원이라는 후한 대우였다. 구체적인 옵션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두 선수는 각각 보장연봉 6억원과 5억원이라는 초고액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2010년 일본에서 돌아온 이병규도 사실상 LG와 FA 계약을 맺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타율 0.311 30홈런 180타점을 기록한 이병규는 충분히 이름값을 해냈다는 평가다. 게다가 그의 유니폼에는 캡틴을 의미하는 ‘C’마크가 새겨져 있다. 팀원들의 정신적인 지주라는 의미다.
FA 계약의 계속된 성공은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이 정점을 찍었다. 당시 박용택의 조건은 4년간 34억 원의 대형 계약이었다. 그러나 ‘먹튀’에 치를 떨어야 했던 LG는 전체 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15억5,000만 원(계약금 5억원+연봉 3억5,000만원)만 보장 금액으로 내밀었다.
결과는 지금까지 성공적이다. 박용택은 지난 2년간 꼬박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7년만의 30도루와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과도하게 책정해놓은 옵션은 대부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무리 송신영을 잡지 못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이득이었다. LG는 지난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송신영을 데려와 불펜 강화를 이뤘다. 하지만 시즌 직후 FA 송신영의 선택은 LG가 아닌 한화였다. 지난해 한화에서 고작 24경기에 출전한 송신영은 1승 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94의 초라한 성적표만을 남겼고, 특별지명에 의해 NC로 이적하는 저니맨 신세가 되고 말았다.
반면, 정현욱의 영입은 LG 입장에서 큰 의미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LG가 FA로 영입한 2명의 투수 진필중과 박명환은 구단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따라서 정현욱의 활약 여부는 FA 잔혹사에 시달리고 있는 LG가 악몽을 완전히 떨칠 수 있는 기회인 셈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당시 LG 주장이었던 박용택은 한 인터뷰에서 “올해 반드시 가을야구 합니다. 춥지 않게 야구 보려면 유광 점퍼 구입하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그 말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겨울 선수영입→봄 반짝 성적→여름 추락→가을 마무리 훈련은 지난 10년간 LG가 지겹도록 반복한 패턴이다. 그런 LG에 변화의 조짐은 선수영입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거듭된 FA 계약 성공으로 이번 가을에는 잠실구장에 유광점퍼가 등장할 것인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