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6개월’ 박종우 진심에 IOC 움직였다
입력 2013.02.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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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집행위원회, 보류된 동메달 수여 결정
고의성 없는 행동 인정..기나긴 기다림 끝
‘독도 세리머니’로 고초를 겪은 박종우가 마침내 보류된 동메달을 되찾았다.
‘독도남’ 박종우(23·부산 아이파크)가 6개월 기다림 끝에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손에 쥐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로잔 로잔팰리스 호텔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박종우에게 보류된 동메달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IOC는 대신 박종우에게 강력한 경고조치와 함께 대한체육회에는 3월 31일까지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이로써 박종우는 지난해 8월 11일 일본과의 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결정전에서 2-0 승리 직후 6개월 만에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게 됐다. 당시 박종우는 한 관중으로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건네받아 세리머니를 펼쳤으며 IOC는 이에 대해 정치적 행위로 보고 메달 수여를 보류했다.
그러나 IOC는 오랜 시간 진상조사를 거쳐 박종우의 행동에 고의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징계 수준을 낮췄다. 이번 결정이 있기까지 박종우는 6개월간 국내외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 속에 심한 고초를 겪어왔다.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했지만, 그가 겪은 심리적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먼저 IOC의 의뢰를 받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진상조사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종우와의 면담을 통해 FIFA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우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저자세 외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본축구협회에 사과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 논란을 촉발시킨 것. 이후 박종우의 기다림은 예상보다 길고 지루하게 이어졌다.
FIFA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 사건을 놓고 신중의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여러 차례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등 고심을 거듭한 FIFA는 무려 3개월이 지난 11월 2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12월 3일 징계내용을 통보했다.
FIFA가 결정한 징계내용은 예상보다 수위가 낮은 A매치 2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3500스위스프랑(약 410만원)이었다. 때문에 IOC 또한 동메달 박탈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러나 박종우는 축구협회와 긴밀한 협조 속에 마지막까지 IOC 집행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철저히 대비했다. 외국인 국제변호사, 축구협회 고문 변호사 등이 합류해 박종우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무엇보다 박종우의 행위가 우발적이었으며, 경기 후 일본 선수들을 위로하는 등 스스로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종우는 12일 징계위원회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전달하는데 성공했고, 결국 IOC위원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었다. 박종우 개인은 물론 한국축구 전체에 오랜 갈증을 마침내 해결된 순간이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이번 집행위원회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지만, 정작 결과가 나오자 단순 사실만을 전달하며 애써 태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