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시기 질투? 아사다 언니 ‘촌스러운 궤변’
입력 2013.01.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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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V 출연해 김연아 고득점 평가절하
피겨 흐름 변화 두려워하는 일본 현실 실감
점프에 집착하는 일본피겨는 갈라파고스 증후군과도 닮았다.
‘아사다 마오가 CD플레이어라면, 김연아는 스마트폰'
21세기 현대 피겨스케이팅이 선호하는 쪽은 단연 ‘피겨여왕’ 김연아(23·고려대)다.
한 방의 필살기가 아닌, 종합선물세트를 요구한다. 고난도 점프와 예술성 높은 안무, 정교한 스텝이 삼위일체가 돼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아사다 마오(23) 친언니 아사다 마이(25)가 최근 일본 도쿄TV에 출연, 김연아를 평가절하한 발언이 황당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사다 마이는 김연아의 잇따른 고득점 비결에 대해 “나도 선수생활을 했었지만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심사위원들이 김연아를 좋아하는 걸까?”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 마디로 '궤변'이다.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의 부귀에 얽매인 허망한 착각이기 때문이다.
'피겨는 곧 점프'라고 믿어온 까닭에 전 세계가 인정한 김연아의 예술적인 가치가 아사다 마이 눈에는 안 보인다.
과거의 부귀란 ‘트리플 악셀 마스터’ 이토 미도리가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서 은메달을 따낸 사건을 말한다. 이후 일본피겨는 세계를 호령한 점프 기술에 더 집착했다. 외신들 사이에서 “일본은 점프로 시작해서 점프로 끝난다. 점프밖에 볼거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사다 마이의 동생 아사다 마오도 마찬가지다. 이토 미도리를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 아사다 마오는 성공확률 제로에 가까운 ‘자칭 필살기’ 트리플 악셀 짝사랑에 빠진 나머지 새로운 기술 장착에는 관심이 없다.
문제는 일본에서 또 다른 선구자가 등장했을 때 후배들은 변화를 두려워했다는 사실이다. ‘일본피겨 돌연변이’ 아라카와 시즈카가 대표적이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서 금메달을 따냈음에도 대다수 후배들은 여전히 이토 미도리 스타일을 지향했다. 유일하게 안도 미키만이 아라카와 시즈카의 ‘여성미’가 강조된 우아한 연기에 매료돼 피겨스타일을 바꿨다.
이후 토털패키지 김연아 등장으로 안도 미키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했다. 아라카와와 김연아를 본보기로 삼고 종합적인 기술과 연기력 향상에 전력투구한 것. 하지만 아사다 마오는 여전히 넘보기 어려운 공중 3회전 반 기술에만 집착한다.
'피겨는 곧 점프'라고 믿어온 까닭에 전 세계가 인정한 김연아의 예술적인 가치가 아사다 마이 눈에는 안 보인다.
점프에 집착하는 일본피겨는 갈라파고스 증후군과도 닮았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란 한 마디로 ‘우물 안 개구리’다. 일본 전자산업이 몰락한 배경도 세계시장 추세를 외면하고 일본정서만 고집한 편협과 배타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내수시장에 안주한 일본을 가리켜 육지와 동떨어진 남아메리카 갈라파고스 제도의 기이한 생태계와 닮았다고 비유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필름에서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머지않아 개인정보 분실 혹은 해킹 위험 없는 ‘베리칩(VeriChip) 시대’가 도래할 예정이다. 피겨스케이팅도 마찬가지다. 고차원 김연아 등장이후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단순히 추상적인 미적 감각이나 기계적인 점프만 요구하는 게 아닌, 종합적 세련미와 영감을 삽입한 예술, 초정밀 기술 조화의 ‘김연아 스타일’을 요구한다.
아사다 마이의 발언이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이자, 촌스러운 궤변으로 들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