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빈자리’ 김태균·윤석민 최고는 누구?
입력 2012.12.2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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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 상징 현진-대호 해외 진출
김태균-윤석민이 가장 유력 후보
한국 프로야구가 투타 상징인 류현진과 이대호를 모두 떠나보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류현진은 6년간 3600만 달러의 조건에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고, 이보다 1년 앞서 현해탄을 건넌 이대호는 올 시즌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오르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빈자리다. 가뜩이나 특급 선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리그를 호령하던 류현진과 이대호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박병호의 깜짝 등장처럼 영웅은 난세에 태어나는 법이다. 앞으로 프로야구를 주름잡을 특급 선수 또는 예비 후보들을 소개한다.
프로야구 특급 선수들인 김태균(왼쪽부터)-윤석민-오승환-최정.
① 한화 김태균(타율 0.363 16홈런 80타점)
김태균은 해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이대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일본에서 복귀한 올 시즌, 연봉만 무려 15억원을 받으며 과한 몸값이라는 지적이 일었지만 기어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0.363의 고타율을 기록했지만 김태균의 성적은 이보다 더 뛰어날 수 있었다. 8월까지 타율 4할을 유지하며 프로 원년 백인천 이후 30년 만에 4할 타율을 기록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4할은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후반기 체력 저하로 인해 기록 달성에 실패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동안 거포 이미지가 강했던 김태균이지만 올 시즌에는 교타자의 면모를 선보여 ‘완성형 타자’다운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마음먹기에 따라 3할 중후반 또는 30홈런이 가능한 타자라 내년 시즌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물론 김태균의 기량과 마인드라면 두 가지 모두 성취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② KIA 윤석민(9승 8패 평균자책점 3.12)
류현진이 없는 이상 프로야구 최고 투수의 호칭은 윤석민에게 갈 전망이다. 데뷔 이후 선발은 물론 중간계투, 마무리 보직까지 소화하며 어떤 역할이든 훌륭히 수행해냈지만 그에게 잘 어울리는 옷은 역시나 선발투수다.
올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다. 시즌 초반부터 승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았고, 팔꿈치 통증으로 로테이션에서도 빠진 바 있다. 하지만 내년은 다르다. 바로 FA를 맞이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1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기량은 훌륭하다. 윤석민은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바탕으로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투수다. 다만 멘탈이 약하다는 이미지는 반드시 개선해야할 점이다. 들쭉날쭉한 컨디션과 특정팀에 약하다는 인상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을 리 만무하다.
③ 삼성 오승환(2승 1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1.94)
올 시즌 오승환은 부진했다. 세이브 숫자도 지난해에 비해 10개나 줄었고, 실점도 8점이나 더 내줬다. 4월 24일 롯데전에서는 0.2이닝동안 4피안타 6실점으로 지옥을 경험하기도 했다. 오승환이라는 이름값이 있기 때문에 부진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록 자체로는 여전히 특급 성적이다. 특히 올 시즌에는 통산 세이브 기록(249세이브)을 갈아치우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내년 시즌 FA 후 국내 잔류를 선택한다면 일본(이와세 히토키 346세이브)은 물론 메이저리그 세이브 기록(마리아노 리베라 608세이브)까지 넘볼 수 있다.
물론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의 한계가 있다. 지난해 역대급 성적(1승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내고도 MVP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밀렸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팀의 승리를 지켜낸다는 점에서 오승환은 가장 가치 있는 특급선수로 기억될 전망이다.
④ SK 최정(타율 0.300 26홈런 84타점)
최정이 MVP 박병호(타율 0.290 31홈런 105타점)와 골든글러브 유격수 강정호(타율 0.314 25홈런 82타점)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꾸준함 때문이다. 박병호가 데뷔 8년 만에 빛을 본 것에 비해 동기생 최정은 입단 2년 만에 두 자리 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여기에 통산 100홈런(24세 7개월)을 최정보다 어린 나이에 기록한 선수는 역대급인 이승엽과 장종훈뿐이다.
현재 최정은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 중으로 방망이의 정확도까지 자랑한다. 여기에 빠른 발과 발군의 수비, 강한 어깨까지 지녀 현역 최고의 5-TOOL 플레이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만수 감독 부임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큰 스윙도 인상적이라 내년 시즌 30홈런도 기대해볼만하다.
다만 아직까지 확실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 옥에 티다. 타격 각 부문에서 타이틀을 획득한 적이 없는데다 수줍음을 잘 타는 성격은 대스타로 발돋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잠재력을 폭발시킨 MVP 박병호와 20-20 유격수 강정호, 삼성 최형우와 박석민, 그리고 롯데의 강민호도 특급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무엇보다 건강만 하다면 류현진의 빈자리를 당장 메울 SK 김광현의 몸 상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