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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최강전]형님들의 자존심 ‘나는 프로다’

이준목 기자
입력 2012.11.30 15:09
수정

우려 불식하고 경험 앞세워 대학팀 제압

1.5군 구성 라인업에도 ‘프로는 프로’

전자랜드는 경희대를 상대로 64-63, 역전승을 거뒀다.

농구대잔치 시즌2를 선언한 프로-아마 최강전의 개최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걱정한 부분은 과연 ‘프로팀들이 최선을 다할 것인가’하는 점이었다.

정규리그 일정 사이에서 열리는 최강전은 프로팀들에게는 확실히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이겨봐야 본전이고 자칫 지면 망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승패보다 부상선수라도 나오면 정규리그 재개를 앞두고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프로팀이 성의 없이 경기에 임하면 대회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도 있었다.

뚜껑을 열자 대회 개막 이틀 동안 우려는 일단 기우로 드러났다. 첫 4경기 중 3경기를 프로팀이 가져가며 형님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중앙대가 디펜딩 챔피언 KGC 인삼공사를 잡은 것이 유일한 이변이었다.

프로 구단들은 젊음의 패기와 높이를 앞세운 대학 동생들의 투지에 상당히 고전했다. 외국인 선수를 쓸 수 없는 데다 몇몇 팀들은 휴식 차원에서 일부 주전들을 제외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프로는 프로였다. 사실상 1.5군으로 구성된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프로팀들은 노련미와 경기운영능력에서 경험이 부족한 대학팀들을 능가했다.

SK와 전자랜드는 각각 만만치 않은 전력의 연세대와 경희대에게 역전승을 거둬 눈길을 끌었다. 두 팀은 모두 3쿼터까지 대학팀들의 투지에 밀려 어려운 경기를 치렀으나 4쿼터에 승부를 뒤집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동부도 김주성을 제외한 국내 주전들을 총가동하며 접전 끝에 한양대를 격파했다.

프로팀들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 물론 일부 주전들이 제외되기는 했지만 장기레이스에서 지친 선수들과 노장들에게 휴식차원이었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기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학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기량을 점검했고 그동안 손발이 안 맞던 부분을 전술적으로 다지는 효과도 있었다.

국내파 주전들을 대부분 제외한 KGC 인삼공사만이 중앙대에 덜미를 잡혔지만 역시 인삼공사를 비난하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선수층이 얇고 많이 뛰는 농구를 구사하는 인삼공사의 특성상 김태술, 양희종 등 주전들은 정규리그에서의 피로누적이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선수층이 두꺼운 SK는 주력선수들을 제외하고도 승리를 거뒀다.

프로팀들이 클래스의 우위를 보여준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인 경기는 없었다. 프로팀이 외국인 선수와 국내 주전 일부가 제외됐음을 감안하더라도 대학팀들이 보여준 경쟁력은 충분히 높이 평가할만하다. 몇몇 선수들은 지금 당장 프로에 진출하더라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기대를 입증했다.

프로팀들은 대회 후반부로 가서 우승에 근접해지면 주전들을 내보내겠다고 공약했다. 최강전의 취지와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대학팀들이 좀더 끈질기게 살아남아 프로형님들을 괴롭혀줘야 할 대목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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