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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돌고 도는 감독…농구판 지형도 변화

이준목 기자
입력 2012.11.28 07:25
수정

저평가 감독 급부상..명장 시행착오 ‘극과 극’

감독 연령대·스타일 다양..보는 재미 더해

김동광 감독(왼쪽)과 허재 감독.

프로농구 감독계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저평가 받던 감독들의 지도력이 재조명 되는가하면, 명장으로 불리던 감독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험대에 오르기도 한다.

다양한 스타일의 리더십이 등장했다는 것은 올해 프로농구의 가장 큰 변화다. 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사령탑이 김동광 삼성 감독의 등장으로 감독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올해 환갑으로 최고령인 김동광 감독과 최연소인 문경은 감독의 나이차는 무려 20년에 가깝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친 삼성은 ‘열혈남아’ 김동광 감독 부임하면서 약체로 분류됐던 예상을 깨고 2라운드까지 5할 승률을 달성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되살렸다. 그동안 스타 의식이 강한 선수들이 많아 선수단 장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은 카리스마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김동광 감독의 노련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 김동광 감독은 과감하게 임동섭, 최수현 등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세대교체와 리빌딩이라는 토끼를 잡아나가고 있다. 김동광 감독의 순항은 단순히 나이든 감독은 ‘퇴물’이나 시대착오적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대목이다.

KBL 최장수 감독으로 불리는 ‘만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올 시즌 모비스를 리그 선두로 이끌며 베테랑의 연륜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판타스틱 4라는 애칭에 걸맞지 않게 공수밸런스에서 엇박자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유재학 감독은 다양한 전술적 시도와 변화를 통해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고 성적과 내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는 모습이 돋보인다.

반면 젊은 리더십의 약진 역시 두드러진다. 올 시즌 중하위권으로 분류된 SK와 전자랜드를 일약 선두권으로 견인한 유도훈(전자랜드) 감독과 문경은 감독(SK)은 KBL 감독계의 세대교체 열풍을 이끌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문태종과 포웰의 원투펀치를 앞세운 기술농구에 스피드와 협력수비를 가미해 전자랜드를 더욱 짜임새 있는 팀으로 개조했다. 한때 노장군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자랜드는 유도훈 감독의 조련 하에 차바위, 이현민, 이현호, 주태수 등의 활약이 더해져 신구조화를 갖춘 팀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특히 높이가 낮다는 핸디캡에도 적극적인 팀플레이와 리바운드 가담으로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히는 저력을 보여준다.

문경은 감독은 그동안 ‘모래알 조직력’으로 악명 높던 SK를 혁신시켰다. 감독대행이던 지난 시즌 몇몇 특정선수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와 혹사 논란으로 시행착오를 겪었던 문경은 감독은 올 시즌 각 포지션마다 주전과 백업을 고르게 안배하고, 선수들의 특성화된 능력치를 극대화하는 분업농구로 SK를 바꿨다. 공격력이 뛰어난 김선형의 포인트가드 전환과 신예 빅맨 최부경의 중용, 김민수의 부활 등은 문경은 감독의 안목을 입증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리빌딩은 올해 프로농구의 중요한 화두중 하나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삼성, 김진 감독의 LG, 허재 감독의 KCC 등은 모두 하나같이 올 시즌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세대교체와 리빌딩에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중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삼성이나 LG에 비해 2라운드까지 창단 최악의 성적을 거둔 KCC의 추락은 가장 두드러진다.

장기 레이스에서 다양한 변수에 대처하는 위기관리능력은 명장의 필수요소. 그동안 KBL을 호령하던 터줏대감 감독들도 올 시즌 고전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표적인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으로 꼽히던 전창진 감독의 KT, 강동희 감독의 동부, 허재 감독의 KCC가 올 시즌 나란히 8~10위로 추락한 것은 프로농구 최대의 이변으로 꼽힌다.

허재 감독은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을 군입대와 이적으로 떠나보내며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선언했으나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다승에 빛나는 동부 강동희 감독도 이승준-김주성의 부조화, 외국인 선수 선발실패라는 악재 속에 하위권에서 7연패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전창진 KT 감독은 허재 감독의 KCC에 올 시즌 첫 승을 헌납하며 무성의한 벤치운영에 도마에 올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세 감독 모두 현 소속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최악의 성적이 우려되고 있는 올 시즌이다.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은 오리온스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5년 연속 플레이오프진출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힘입어 4강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오리온스다. 하지만 김동욱-최진수 등의 잇단 부상병동과 악동 테렌스 레더의 계약파기 등 악재가 겹치며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어려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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