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전락’ KCC…최악 불명예 뒤집어쓰나
입력 2012.11.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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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이탈에 주축멤버 부상 ‘1승 10패 최하위’
구심점 없이 팀 전체 흔들..준비 없는 리빌딩 비판
올 시즌 꼴찌로 추락한 전주 KCC 허재 감독.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발톱과 이빨이 모두 빠진 KCC 왕조가 몰락하는 데는 한 달이면 충분했다.
KCC는 7일 전주실내체육관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SK전에서 54-80, 26점차 완패를 당하며 7연패 수렁에 빠졌다. 1승 10패로 최하위다. KCC는 공수 양면에서 SK에 압도당하며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예상은 했지만 추락하는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KCC는 올 시즌 최약체 전력이다. 하승진, 전태풍, 강병현, 추승균 등 우승 주역멤버들이 모두 이탈한 올해 KCC는 신인급 선수 위주로 구성돼있다. 1순위 외국인 선수 커트니 심스도 부상으로 최근에야 출전하고 있지만 아직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KCC의 전력을 “1군 수준이 아니다”며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사실 KCC는 1승 10패가 아니라 11전 전패를 거두고 있을 수도 있었다. 유일한 1승이었던 1라운드 KT전은 상대가 벤치 태업과 무성의 경기논란에 휩싸이며 정상적으로 거둔 승리가 아니었기에 겸연쩍을 수밖에 없다.
KCC가 현재 처한 사정과 경기력을 감안할 때 부득이하다는 동정론도 있다.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와 이적, 은퇴는 대부분 막을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이었고 심스와 장민국 등 부상도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그럼에도 KCC는 부족한 전력을 선수들의 적극성과 수비조직력으로 극복하며 내용 면에서는 선전한 경기도 많았다. 허재 감독은 올 시즌 성적보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리빌딩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KCC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빠르게 추락을 거듭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점차든 10점차든 패배는 똑같다. 더구나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의 경험이나 성적이 향상되는 게 아니라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추승균처럼 확실한 구심점이 있고 함께 뛸 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한데 무작정 준비가 덜 된 젊은 선수들에게 출장시간만 많이 부여한다고 경험이나 기량이 상승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쯤 되자 미리 2년 뒤, 3년 뒤를 내다보지 못하고 한두 시즌 우승전력에 올인하다가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면 그때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판을 갈아엎는 프로농구계의 ‘억지 리빌딩’에 대한 비판론이 크다.
KCC가 일찌감치 순위경쟁에서 이탈하고 다른 팀들의 승리 제물이 되면서 뻔한 승부의 속출과 리그 균형까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역대 프로농구 최악의 성적은 1998-99시즌 대구 오리온스가 기록한 3승 42패다. 현재처럼 정규시즌 54경기 체제에서는 전자랜드가 2005-06시즌 기록한 8승 46패가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어지간히 못해서는 깨지기 힘든 기록이긴 하지만, KCC 현재 전력이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올 시즌 10승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참고로 허재 감독이 이끌던 KCC의 역대 최저성적은 2006-07시즌 15승 39패로 당시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선수시절부터 늘 승리에 익숙한 허재 감독으로서는 올 시즌이 농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