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에 죽은 해경 무덤 흙도 안말랐는데
입력 2012.01.0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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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예산 대폭 삭감에 반대한 의원은 달랑 조순형 강용석
조순형 "안보 안되면 복지고 뭐고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없다" 개탄
중국어선 단속 해경 사망 사건와 관련, 고 이청호 경사를 흉기로 찌른 중국어선 루원위호 청다위 선장이 지난 19일 오전 인천해경부두에 정박중인 루원위호에서 열린 현장검증에서 범행을 재연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급사로 더욱 긴장된 남북관계,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권력변화로 심상치 않은 동북아 정세 등 녹록지 않은 2012년 대한민국 안팎이다. 이런 와중에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만나는 중간지점이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안보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요충지인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예산이 삭감된 것은 상당히 우려되는 현실이다.
본회의 당시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산 삭감에 반대표를 던진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2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국가안보가 안되면 복지고 뭐고 없다.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날 반대표를 던진 것은 조 의원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산 삭감 반대토론에 나선 무소속 강용석 의원 두 명 뿐이다.
조 의원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국가안보를 위해 아주 중요한 사업”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해군기지 건설이) 늦어지고 있는 것을 우려했는데 예산마저 삭감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 의원은 “이번 예산 전체를 보면 복지예산이 너무 많이 증액 됐다”며 “정부가 제출한 예산 원안 그대로 통과해도 28%로 98조에 달하는데 아무리 선거의 해라고 해도 여야가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재정 형편이나 유럽 재정 위기가 왜 왔는지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가안보가 안되면 복지고 뭐고 없다. 대한민국은 생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중심을 잡고 그래야지 실익에 영합하고 흔들거리고 중심도 못잡고 있다”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그런 것에 대해 왜 확고하게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장윤석 한나라당 간사가 제주해군기지 예산 대거 삭감과 관련, “불용예산이 1700억원 정도 남아 2012년 예산에서 1300억원을 깎아도 공사 진행에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깎았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조 의원은 더욱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불용예산이 있어 그랬다면 왜 정부에서 예산을 계산해 제출하나”라며 “정부안대로 따라야지 집권당 의원이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버럭 화를 냈다.
또한 조 의원은 “불용예산이 그리 많다면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서 1300억원을 받아 삭감을 하면 될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이 다 바꾼다고 하던데 그럼 세비를 삭감하든지...”라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불용예산이 발생한 게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방해로 이월액이 발생한 것이라며 결국 여야가 총선과 대선에서 ‘표’를 의식해 모르는 척 차기 정권에 ‘뜨거운 감자’를 넘긴 꼴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지난 31일 본회의에서는 강용석 의원이 반대토론을 통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경제·군사대국인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고 균형점을 찾기 위해선 제주해군기지가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안보적 시그널’이 될 것”이라면서 “얼마 전 중국 선원이 휘두른 칼에 숨진 이청호 경사의 무덤 위에 뿌린 흙이 채 마르지도 않았다”고 호소했다.[데일리안 = 동성혜 / 조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