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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 '공사 아예 못한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입력 2011.12.30 21:05
수정

한나라, 야당의 제주해군기지 예산 삭감 요구 합의로 보상비만 남아

"이럴려면 왜 해군기지로 논란 불렀나" 의원들 안보경시 풍조 개탄"

30일 여야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사업비를 기존 정부예산 1327억 중 무려 1278억을 삭감하면서 ‘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을 비롯한 당 의원들은 그동안 ‘전액삭감’을 요구했고 반면 한나라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논쟁을 거듭했다. 지금의 상황은 ‘부분삭감’으로 합의를 본 뒤 이뤄진 결과다.

하지만 이날 삭감된 금액을 보면 당초 예산의 대부분을 삭감한데다 남은 49억원은 보상비 등에 쓰일 뿐 실제 공사비에는 반영되지 않아서 사실상 ‘전액삭감’과도 다름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신 이날 강 의원은 복지 예산으로 분류되면서 고용노동부 일자리 사업으로 추진되는 ‘취업성공패키지 지원사업’이 당초 800여억원에서 1529억원이 증액돼 2331억2800만이 됐다고 밝혔다. 결국 총·대선을 앞둔 여야가 ‘안보’에서 선회해 표에 도움이 되는 ‘복지’로 손을 잡고 예산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이 지난 9월 6일 오후 국회 예결특위 제주해군기지사업 조사소위 위원들이 다녀간 뒤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해안에서 굴삭기를 동원해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10월 24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서 문화재 발굴조사 관련 전문가 검토회의가 열린 가운데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도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철조망 밖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제주해군기지는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해양으로서는 가장 가까운 지점”이라면서 “제주해군기지 동쪽으로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군)기지가 있고 중국에도 상하이 바로 밑에 이 같은 기지가 있다. 그 중간에 제주해군기지가 있는데 ‘중간 영향력’을 우리가 갖는다면 두 나라에 우리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다면 외교에서 굉장히 유리한 인센티브를 갖고 대결을 할 수 있다”며 “제3자에게 우리가 중요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한다면 힘은 작아도 우리는 (그들에게서) 굉장히 큰 역량과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신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가 북한만 생각해 북한의 전략과 군사력 증강 등을 해왔는데 제주해군기지야말로 우리나라가 북한을 넘어서 중국 등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인 건설을 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건설방안이 지각 없는 시민단체와 그에 편승한 정치인들에 의해 좌초되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또 국회의 총체적인 안보 경시에 대해 “김정일 사후에 권력투쟁에 따라 북한군부대 내전 그리고 그로 인한 대량 탈북사태, 핵의 통제권이 반군에 넘어가는 등의 우려할만한 시나리오가 있다”며 “그렇다면 우리 안보적으로 굉장히 문제가 되는 것인데 국회가 현재의 상황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북한은 내년 강성대국을 선포해놓은 상황에서 배급체제의 경제는 죄다 무너졌지만 장마당 체제를 의존할 수는 없는 이중적 ‘딜레마’로 경제적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당연히 김정은 입장에서는 경제 강성 대국보다는 군사 강성대국으로 실적을 내기 위해 뭔가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즉 김정일의 최고 유산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핵실험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

이 때문에 신 대표는 “김정은이 군사 강성대국을 보여주기 위해 연평도나 천안함 같은 물리적 타격,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신 대표가 언급한 ‘우려할만한 시나리오’는 핵의 통제권이 정제되지 않은 반군에 넘어가는 것을 두고 한 언급이다.

신 대표는 “지금 우리는 냉전체제 붕괴 이후로 안보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며 “연평도와 천안함 사건이 1년여 지난 상황에서 국회에서 국방예산을 감액하고 복지비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은 나라를 경영하는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없고 자신의 영달과 득표만을 생각하는 소인배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며 “한나라당도 민주통합당도 기존 정치권에 대해 사회의 여러 가지 분야에서 염증을 느끼는 메시지가 자꾸 나오고 있다고 (복지에 대한) 쇄신 노력을 하지만 근본적인 ‘인식’ 쇄신이 없는데 제도를 조금씩 바꾼다고 (제대로 된) 쇄신이 되겠나”라고도 비판했다.[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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