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롯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입력 2011.10.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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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조성환, 집중력 잃은 안이한 플레이
SK는 야수들 환상 수비로 실점 최소화
롯데의 수비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연장 10회 부첵이 정상호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롯데가 지난 3년간 준플레이오프에서 매번 탈락한 가장 큰 이유는 결정적 순간에 나온 실책 때문이었다. 긴박한 승부처에서 볼을 뒤로 빠뜨리거나 주자가 어이 없이 횡사하는 등 본 헤드 플레이도 패배로 직결되곤 했다.
16일 사직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9회말 손아섭의 병살타가 워낙 큰 충격을 안겨 묻혔을 뿐이지, 롯데 야수들의 어설픈 플레이는 이번 시리즈 1차전에서도 나타났다.
겉으로 드러난 실책의 개수는 없었다. 오히려 수비가 강하다던 SK가 2개의 에러를 저질렀다. 하지만 기록으로 잡히지 않은 롯데의 실책은 분명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4회초 안치용의 득점 상황이 바로 그러했다. 박진만의 외야플라이 때 홈으로 파고들던 안치용은 포수 강민호의 다리에 걸려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당시 강민호는 다른 주자의 움직임을 경계하느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조금만 더 경기에 집중했다면 안치용을 잡아낼 수 있었다.
이후 SK는 정근우의 적시타까지 묶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만약 강민호가 안치용를 아웃처리 시켰으면, 4회초 수비는 3실점이 아닌 1실점으로 끝낼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1점차(6-7)로 패했다. 사실상 강민호가 내주게 된 2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롯데다.
2루수 조성환도 수비에 문제점을 나타냈다. 2회 안치용의 빗맞은 타구는 중견수와 2루수 사이의 절묘한 위치로 떨어졌다. 물론 처리하기 쉽지 않았지만 타구 판단을 제대로 했더라면 잡지 못할 공은 아니었다.
조성환은 7회 안치용의 역전 투런홈런이 나온 직후에도 급격히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정상호의 투수 키 넘기는 낮은 플라이볼이 나오자 투수 임경완과 유격수 문규현, 3루수 황재균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정작 이 타구를 처리해야할 조성환만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기록원 역시 2루수 앞 안타로 기록지에 적었다.
조성환은 지난해까지 주장직을 맡았던 팀 내 베테랑이며, 강민호는 롯데의 안방을 책임지는 중요 포지션에 위치해 있다. 하필이면 팀을 이끌어야할 이들에게서 아찔한 수비가 나왔다. 이는 롯데 선수들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잠재적 불안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특히 외야는 중견수 전준우를 제외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2009년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다 실책(3개)을 저지른 김주찬을 비롯해 어깨는 강하지만 타구판단이 미숙한 손아섭도 실책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내야의 좌측 라인은 황재균과 문규현이 가세해 안정감을 불어넣었지만 이대호와 조성환의 우측라인이 불안하다. 이대호는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해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반면, SK의 탄탄한 수비는 비록 2개의 에러를 기록했지만 최소 2점 이상을 막아냈다. 2회말 중견수 김강민은 펜스 앞까지 뻗어나간 전준우의 타구를 환상적인 포구로 잡아냈다. 만약 빠졌더라면 손아섭이 들어오게 돼 1점을 더 내주게 될 상황이었다.
SK의 2루수 정근우 역시 놀라운 수비범위를 보여줬다. 정근우는 7회말 투수 박희수의 글러브에 맞고 튕긴 조성환의 타구를 2루 베이스 뒤쪽까지 내달려 잡아낸 뒤 역동작으로 던져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결과적으로 점수와 직결된 강민호와 김강민의 수비로 인해 롯데는 2점을 더 내주고, 1점을 덜 뽑았다. 수비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연장 10회 정상호의 홈런은 없었을 것이고, 스코어는 6-7이 아닌 7-4로 롯데가 승리하는 경기였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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