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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스키·왈론드,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0.07.14 12:45
수정

시즌 초반 부진딛고 특급용병 모습 갖춰

추운 날씨-스트라이큰 존 적응에 혼쭐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사도스키(왼쪽)-왈론드.

시즌 초반 퇴출 위기에 몰렸던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무대에 완벽히 적응하며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그야말로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케이스다.

롯데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28)는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경기서 8.1이닝 2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수확했다.

이날 사도스키의 투구는 난공불락이었다. 8회까지 86개의 공만으로 넥센 타자들을 요리했던 사도스키는 9회 1사 후 볼넷과 안타 2개를 연속으로 허용하며 2실점, 아쉽게 완봉승을 놓쳤지만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롯데의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사도스키는 넥센을 상대로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합격점을 받았지만 이후 제구력 난조로 크게 고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20일 KIA전에서는 무려 7개의 볼넷을 남발하며 시즌 4연패에 빠졌고, 급기야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되는 수모도 겪어야했다. 당초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구단 역사상 최고의 용병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팬들은 응원보다 퇴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날씨가 풀리고 한국 야구의 스트라이크 존을 완벽히 이해한 5월 이후 사도스키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 나타났다. 시즌 초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제구력이 잡히다보니 주 무기인 싱커와 컷패스트볼의 위력이 살아났고, 자신감도 점점 붙기 시작했다.

4월까지 5경기서 20개의 볼넷을 남발하던 사도스키는 이후 12경기서 13개의 볼넷만을 내주고 있다. 또한 5월 이후에는 지난달 20일 LG전(6이닝 5실점)을 제외한 모든 경기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일 정도로 매 경기 인상적인 피칭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도스키는 6.23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을 3.90까지 끌어내리며 이 부문 10위에 랭크돼있다. 또한 싱커볼러답게 내야 타구 비율은 60.3%로 전체 1위에 올라있으며, 가장 많은 땅볼(156개)을 유도하고 있다.

퇴출 위기라면 두산의 왈론드도 빼놓을 수 없다. 좌완 선발진이 약한 두산은 제구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았던 왈론드를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큰 실망으로 이어졌다.

시범경기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왈론드는 지난해 같은 부위 부상을 당했던 터라 재발의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불안한 심리는 마운드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공은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지 않았고, 그나마 가운데에 던진 공은 볼 끝에 힘이 없어 난타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왈론드의 퇴출을 시사했고, 구단 측 역시 새로운 외국인 투수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2군에 있는 동안 트레이너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던 왈론드는 2군 3경기서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고, 부상의 후유증도 떨쳤다.

이후 왈론드는 1군으로 다시 올라와 중간계투로 컨디션을 가다듬은 뒤 6월부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비록 매 경기 실점하고 있지만 10점대에 육박하던 평균자책점은 한때 3점대까지 끌어내리는 등 이제는 든든한 선발 한 자리를 담당하고 있다.

최고 구속은 140km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운 두뇌피칭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퇴출 위기에 몰렸던 외국인 투수들이 갑자기 활약을 펼치게 된 이유는 역시 환경에 대한 적응을 꼽을 수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예년보다 일주일 빨리 개막했고, 3~4월 이상저온현상으로 인해 추운 날씨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선수들이 적지 않은 애를 먹었다. 또한 사도스키와 왈론드의 경우, 추운 날씨 속에 몸이 덜 풀릴 상태에서 공을 던지다보니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시즌 초반 많은 논란을 일으킨 스트라이크 존 확대도 외국인 선수 적응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 많다. 일관되지 않은 스트라이크 존은 코너워크를 즐겨 사용하는 사도스키와 왈론드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외국인 투수들의 낯선 한국야구 정복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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