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월장’ 아르헨 이구아인…허정무호에 늘어난 숙제
입력 2009.12.1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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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승세, 레알 주전 자리 우뚝
메시-이과인 조합 막는 것이 관건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을 꿈꾸는 한국에게 아르헨티나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큰 산이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며 매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비록 이번 남미 예선에서는 부진했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 즐비, 기존 페이스만 되찾는다면 우승후보로서의 파워를 내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역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22·FC 바르셀로나)는 허정무호의 경계대상 1호다. 메시는 2008-09시즌 바르셀로나의 유럽 축구 트레블 위업을 이끈 것과 더불어 최근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했다.
물론 메시 봉쇄가 가장 큰 과제이긴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는 메시에 버금가는 스트라이커들이 즐비하다. 이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최근 유럽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곤살로 이구아인(22·레알 마드리드)이다. 이구아인은 최근 레알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며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를 떼고 마침내 주전으로 거듭났다.
아르헨티나에서 메시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휘젓는 프리롤 성향이라면, 이구아인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를 흔들며 빠르게 상대 골문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눈부시다.
올 시즌 16경기에서 10골 2도움을 기록 중인 이구아인은 프리메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꿈꾸는 레알의 핵심 스트라이커다. 현재 레알은 곤잘레스 라울과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노쇠화와 더불어 카림 벤제마가 기복이 심해 이구아인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무엇보다 최근의 활약은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구아인은 시즌 개막부터 지난 10월 4일 세비야전까지만 하더라도 6경기 1골 1도움에 그쳤지만, 10월 17일 바야돌리드전 골을 시작으로 지난 12일 발렌시아전까지 10경기에서 9골 1도움을 기록하는 폭발적인 골 감각을 발휘했다.
사실 이구아인은 지난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라울-판 니스텔로이 콤비에 밀려 자신의 기량을 입증할 기회가 충분하지 못했고,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비난에 시달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판 니스텔로이의 부상 공백으로 기회를 잡은 이구아인은 화끈한 득점포를 내뿜으며 프리메라리가 34경기에서 22골 9도움을 기록했다. 판 니스텔로이의 부상과 라울의 파괴력 감소로 고민하던 레알에게 이구아인의 놀라운 활약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이구아인의 기량은 올 시즌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다. 레알이 지난여름 벤제마 영입으로 이구아인의 자리가 위태로웠지만 실력으로 이겨내며 주전 지키기에 성공했다. 특히, 프랑스리그에서 폭발적인 득점포를 내뿜은 벤제마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어 레알 공격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3일 발렌시아전은 이구아인의 물오른 득점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후반 9분 상대 문전을 빠르게 치고 드는 과정에서 옆에 있던 벤제마와 2대1 패스를 유도하는데 성공하는 순간 어느새 골문 앞에서 헤딩골을 작렬했다.
20분에는 아크 오른쪽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받더니 상대 오프사이드를 뚫고 힘차게 돌진해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뛰어난 스피드와 골을 노리는 빠른 판단력, 특유의 득점 센스를 자랑하는 이구아인의 장점이 빛났던 순간들이었다. 이러한 이구아인의 오름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구아인은 그동안 디에고 마라도나 대표팀 감독이 짠 발탁 명단에서 늘 제외됐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남미 예선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 좌절 위기에 몰리고, 자국 언론 등이 이구아인 발탁에 대한 압박을 가하자 지난 10월 10일 페루전을 앞두고 합류했다.
그런 이구아인은 페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2-1 승리와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후 이구아인은 대표팀 경기에 꾸준히 출장하며 남아공월드컵을 넘보고 있다.
다부진 체격 역시 이구아인의 장점으로 꼽힌다. 184cm-75kg의 체격 조건을 가진 그는 메시-아구에로-테베즈 같은 단신의 선수들과 차별화돼 있다. 이것은 이구아인이 공중볼을 따낼 수 있는 신체조건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구아인과 상대하는 팀들이라면 그를 꽁꽁 봉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국 수비수들은 중요한 국제 대회에 나서면 발 빠른 상대 공격수의 기교와 스피드에 무너져 어이없이 골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문전 앞에서 실점을 헌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메시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골고루 휘젓는 프리롤 성향이라면, 이구아인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를 흔들며 빠르게 상대 골문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눈부시다.
이구아인의 급성장으로 한국은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메시 외에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