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매혹적 선율과 진귀한 무대’
입력 2009.10.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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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음악과 비극적 스토리가 빚어낸 진귀한 무대
마술과 특수효과 등 무대 메커니즘의 진수 선보여
안개와 촛불로 가득한 지하호수 장면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발산한다.
특히 ‘생각해줘요(Think of me)’,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 ‘바람은 그것 뿐(All I Ask of You)’ 등 주옥같은 명곡들, 그리고 환상적인 무대 메커니즘은 관객들에게 단 한순간도 고개 돌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공연 도중 1톤 무게의 대형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곤두박질치는가 하면, 오페라하우스가 순식간에 안개 자욱한 지하호수로 변해 281개의 촛불 사이로 나룻배가 등장하기도 한다. 효과적인 무대 활용과 마법 같은 특수효과가 빚어낸 세계는 낭만적이고 황홀하다.
또한, 극중극으로 펼쳐지는 오페라 ‘한니발’과 ‘돈 주앙의 승리’의 웅장한 세트, 가면무도회와 음침한 지하세계에 이르기까지 <오페라의 유령>은 제한된 무대 공간이 가진 한계를 보기 좋게 깨뜨린다.
관객들은 웅장한 무대와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지루할 틈을 느끼지 못한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샤롯데씨어터는 비교적 작은 무대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좁은 무대를 깊게 활용하는 혜안을 보여줬다. 오히려 객석과 무대가 가깝고,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도 적합하다는 점에서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
‘가면무도회’를 비롯해 극중극으로 펼쳐지는 오페라 ‘돈 주앙의 승리’ ‘한니발’ 등은 웅장한 세트와 화려한 의상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공연에선 지난 2001년 초연 캐스팅으로 흥행신화를 이끌었던 윤영석과 김소현, 그리고 양준모와 일본의 극단 ‘사계’ 소속의 최현주가 각각 팬텀과 크리스틴 역을 맡았다. 또한 라울 역은 차세대 뮤지컬 기대주 홍광호와 정상윤이 맡는다.
경륜과 연륜이 쌓인 탓인지 윤영석의 팬텀은 한층 여유롭고 부드럽다. 그러나 강렬하고 파워풀한 면모를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가끔씩 불쑥 나타나는 팬텀의 비중이 배우의 역량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작품의 특성상 강력한 카리스마의 부재는 못내 아쉽다.
반면, 김소현의 크리스틴은 성숙한 여인의 아름다운 면모로 애틋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해내는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8년 전 신예스타로 크리스틴 역에 발탁됐던 김소현은 이번엔 정상의 뮤지컬배우로서 다시 한 번 무대에 섰다. 그만큼 가창력도 안정적이지만 외형에서 풍기는 사랑스러움에 관록까지 더해져 크리스틴 역으로 적임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 24만 관객을 동원했던 2001년 보다 4개월이 늘어난 11개월간의 장기공연을 펼친다.
최소 30만 이상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오페라의 유령>이 그 명성만큼이나 한국 뮤지컬 역사에도 한 획을 긋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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