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괴물´ 오브레임…어디까지 집어삼킬까?
입력 2009.09.2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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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에 이어 아츠까지 연파 ´괴물탄생´
전문입식타격가 아님에도 파이널 노려
´타격이면 타격, 그라운드면 그라운드…한계는 어디?´
최근 알리스타 오브레임(29·네덜란드)의 기세가 무섭다. 단순히 발전한 정도가 아닌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버린 모습이다. 내용마저 워낙 좋아 아직도 그의 한계를 예측할 수가 없다.
195cm의 거구를 둘러싼 터질 듯한 근육은 ‘온몸에 티타늄 갑옷을 장착한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그럼에도 파워와 스피드 역시 뛰어나 그야말로 나무랄 데 없는 위력을 뿜고 있다.
척 리델(40·미국)-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33·브라질)-세르게이 하리토노프(29·러시아) 등에 역전패 당했던 과거의 불안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쯤 되니, 서양 UFC에 ´고지능 고릴라´ 브록 레스너(32·미국)가 있다면, 동양권 격투단체에는 오브레임이라는 괴물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한, 팬들은 상식 이상의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오브레임을 두고 ´식인공룡´ ´육식두더지´ 등 외모와 스타일을 결합한 별명을 지으며 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K-1을 습격한 광폭한 ´육식두더지´ 오브레임(오른쪽) 괴력행진에 격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고픈 괴물, 어디까지 집어삼킬까?
오브레임에 더욱 놀라운 점은 주전장 MMA야 그렇다 치더라도, 성격이 전혀 다른 입식무대 K-1에서도 제대로 위력을 뿜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 하리(25·모로코)-레미 본야스키(33·네덜란드)-피터 아츠(39·네덜란드)로 이어지는 ´죽음의 3연전´에서 전문 입식타격가가 아닌 선수가 2승1패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결과다.
'카운터의 명수' 바다 하리를 외려 카운터로 넉아웃시킨 것을 비롯해 베테랑 아츠와의 장기전에서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페이스를 지켜나갔다. 아쉽게 패한 본야스키전 같은 경우도 확실한 우위를 가리기 힘들만큼의 대접전이었다.
일부에서는 종합 파이터 스타일의 낯선 타격이 단판승부에서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만, K-1 탑 랭커들을 상대로 이 정도의 성적과 내용을 나타냈다는 것을 단순히 생소함에 따른 효과로 폄하하긴 어렵다. 처음이야 이변이라 치더라도, 무려 세 차례나 엄청난 경기력을 발휘하며 링 위에서 검증을 마쳤기 때문이다.
아츠와의 16강전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엄청난 근육질임에도 불구하고 흑인 특유의 탄력이 인상적인 오브레임은 일단 파워와 순발력 등에서 노장인 아츠보다 위에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아츠는 오브레임의 초반 맹공을 무력화시킨 뒤 로우킥 등을 통해 조금씩 상대를 무너뜨릴 전략을 들고 나왔다. 장기전으로 흘러간다면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오브레임의 힘과 기술 그리고 집중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일단 로우킥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아츠의 로우킥은 타이밍이 워낙 좋아 K-1의 쟁쟁한 파이터들도 쉽게 막아내기 힘들다. 그러나 오브레임에겐 기본적인 아츠의 필살기가 통하지 않았고, 이는 아츠가 게임에서 밀리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여기에는 오브레임의 압박도 한몫 했다. 오브레임은 끊임없이 앞으로 밀고 나가며 로우킥 타이밍을 거푸 끊어버렸고, 이때 긴팔을 뻗으며 아츠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결국 아츠는 장기인 로우킥보다는 펀치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오브레임은 두꺼운 가드로 막아버렸다. 여기에 MMA출신 파이터답게 클린치 상황에서 아츠를 바닥에 내던지며 아츠의 리듬을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었다.
아츠를 물리치고 8강에 진출한 오브레임은 기세를 살려 그랑프리 우승까지 차지할 야심을 밝히고 있다. 단판승부가 아닌 무려 세 번을 이겨야만 우승이 가능한 파이널은 분명 쉽지 않지만, 아직까지 전혀 한계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떠올릴 때,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지금까지 오브레임이 보여준 행보가 충격 그 자체였기 때문에 큰 기대를 품는 팬들이 많다.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3·러시아)와의 맞대결을 꿈꾸고 있는 오브레임의 끝 모를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K-1을 습격한 광폭한 ´육식두더지´의 괴력행진에 격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