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시아 원유가격 깜짝 인하…2020년 이후 최대폭
입력 2026.10.05 11:49
수정 2026.10.05 11:50
11월 아랍 라이트 판매가 배럴당 3달러 내려
운임 급등에 구매 부담 커져…아시아 시장 방어
유럽 판매가는 3달러 인상…미국은 동결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에 판매하는 11월 인도분 원유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면서 아랍 라이트의 가격 할인 폭이 2020년 6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에 판매하는 11월 인도분 원유 가격을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낮췄다.
운임 급등으로 아시아 구매자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경쟁 산유국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11월 인도분 아랍 라이트의 아시아 공식 판매가격(OSP)을 오만유와 두바이유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5달러 낮게 책정했다.
이는 전월보다 배럴당 3달러 내린 수준이다. 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할인 폭은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크다.
시장 예상과도 반대되는 결정이다.
앞서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중동산 기준유가 상승세를 고려할 때 사우디가 11월 공식 판매가격을 배럴당 3달러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른 유종의 가격도 크게 낮췄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아시아에 판매하는 아랍 미디엄(중유)과 아랍 헤비(중질유)의 11월 공식 판매가격을 각각 배럴당 5달러 인하했다.
최근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른 원유 운송비가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람코는 지난주 높은 운임으로 커진 구매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오만에서 선적하는 원유 가격을 할인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내 분쟁으로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등 경쟁 산유국에 아시아 시장을 내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럽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은 올렸다.
아람코는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서 북서유럽에 판매하는 11월 인도분 모든 유종의 공식 판매가격을 배럴당 3달러씩 인상했다.
미국 구매자에게 적용하는 판매가격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 등 OPEC+ 소속 7개국은 전날 11월 원유 생산 목표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이전까지 추가적인 생산 정책 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