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생 고향만두의 변신…해태제과, 장수 브랜드 '세대교체' 시험대
입력 2026.10.01 07:29
수정 2026.10.01 07:29
시장 1위 브랜드서 2위 추격자로
신제품 잇단 출시…마케팅은 과제
"1020 겨냥, 브랜드 가치 재구성"
ⓒ해태제과
1987년 출시돼 냉동만두의 대명사로 통했던 해태제과의 고향만두가 세대교체를 위한 체질개선 시험대에 올랐다. 프리미엄을 앞세운 경쟁사들의 공세에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서다.
해태제과도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소비자 접점을 넓히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고향만두가 선두를 지켜온 냉동만두 시장은 2010년대 들어 큰 변화를 맞았다. 2013년 CJ제일제당이 비비고 왕교자를 출시한 이듬해, 고향만두 자리를 빼앗으면서다. 이같은 시장 구도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만두 소매점 POS 매출 기준(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기준) 1위는 비비고(매출 2207억원)로 시장점유율 53.2%를, 고향만두(542억원)가 13.1%를 기록했다. 점유율 격차는 4배에 달한다.
해태제과의 만두 매출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사 기준 데이터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만두 매출액은 2023년 724억원에서 2024년 684억원, 지난해 647억원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이 품질과 원재료, 식감을 앞세운 신제품에 차별화된 마케팅과 팝업스토어를 결합해 소비자 공략에 나선 반면, 고향만두는 소비자 접점 확대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게 업계 일각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고향만두는 오랜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해태제과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제과업계 전반의 영업이익률이 6~7% 수준으로 낮아진 데다, TV 광고 등의 효과도 예전만 못하다"며 "그러다 보니 마케팅 예산 집행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냉동만두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다만 마케팅의 보수적 행보와 달리, 해태제과가 신제품 개발 등 제품 다변화까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회사는 2008년 프리미엄 제품군인 고향만두 수(秀)·궁(宮)을 출시했고, 2017년 '고향만두 교자', '날개달린 교자', 2019년 '속알찬 얇은피만두'와 '고향만두 소담'을, 2021년에는 보성 녹돈과 종가 김치 등을 활용한 '명가 고향만두'를 선보였다.
이어 2022년 '샤오롱 치즈갈비맛', 2023년 '면교자'와 '열불날 만두하지', '여름 냉만두'를 출시했다.
또 2024년엔 '고향물만두'와 지난해 '고향만두 우리쌀'을 출시했다. 올해 9월에는 샤오롱바오에 와사비를 접목한 '와샤오롱'으로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소비자에게 익숙한 '고향만두' 브랜드를 기반으로 했다.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해 신제품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다만 소비자 선택은 별개의 문제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현재 대형마트 등 유통 현장에서는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매대가 구성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매대에는 '고향만두 오리지널'과 '속알찬 얇은피 만두'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고향만두 수·궁' 등 프리미엄 제품 정도가 진열된다"면서도 "매대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모든 신제품을 진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품별 판매 채널과 매대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접할 기회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에 해태제과는 고향만두의 브랜드 자산을 활용해 1020세대를 겨냥한 게임 IP, 캐릭터 마케팅을 비롯한 SNS 소통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젊은층에겐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보다 기존의 강한 브랜드 위에 새로운 맛과 재미를 입힐 때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며 "고향만두의 강점인 '범용성'을 강화해 다양한 요리와 어울리는 제품으로 포지셔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태제과의 변화 시도는 스낵 제품군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주력 스낵 브랜드인 ▲맛동산 ▲오예스 ▲후렌치파이 ▲구운밤 ▲연양갱 등에 계절의 맛을 더하는 이른바 '제철코어'를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최근 스낵 시장 트렌드는 봄 딸기, 가을 햇밤 같은 '제철 재료'"라며 "아예 새로운 브랜드보다 소비자들로부터 검증된 장수 브랜드에 계절의 맛을 접목하는 시즌 한정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