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기간 줄이고 재산 추적은 강화…국세청, 세정 개혁 ‘드라이브’
입력 2026.09.28 14:00
수정 2026.09.28 14:01
28일 국세행정개혁위원회 개최
세무조사 상주 기간 단축 계속
악의적 체납·민생 침해 탈세 엄단
해외 징수·통합징수로 세정 개편
국세청 전경. ⓒ데일리안 DB
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납세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악의적 고액체납자와 반사회적 탈세에 대한 징수 역량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세행정 개편에 속도를 낸다. 특히 해외에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를 겨냥한 전담팀을 신설한다. 해외 과세당국과 공조를 확대하면서 국세외수입 체납액까지 국세청이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28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국세행정개혁위원회 회의를 열고 2026년 하반기 세무조사 운영 방향과 악의적 고액체납자 해외은닉재산 징수 강화, 국세외수입 체납액 통합징수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학계와 전문가협회, 경제·시민단체 등 각계 위원들이 참여해 국세행정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세무사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대한변호사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한국납세자연합회, 경제정의실천연합 등이 참여해 세무조사와 체납징수 등을 논의했다.
국세청은 우선 납세자 관점에서 세무조사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을 이어간다. 납세협력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납세자에 대해서는 기업 불필요한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장 상주 조사를 줄인다. 지난해 10월 제도 시행 이후 정기 세무조사의 평균 상주 기간은 52일에서 33일로 줄었다.
기업이 경영상 중요한 시기를 피해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정기조사 시기 선택제도 운영한다. 납세자가 3개월 내에서 희망하는 조 사시기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지난 4~8월 발송한 안내문 3530건 가운데 88%가 1순위 희망 시기로 조사 시기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조사에서 주로 검증하는 항목을 사전에 안내하는 제도를 운영해 성실신고를 유도하고 가산세 부담과 조사 과정의 자료 준비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조세정의를 훼손하는 행위에는 대응 수위를 높인다. 국세청은 법인 명의 초고가주택이나 슈퍼카 등 비업무용 자산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탈세자의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주가조작과 중복상장, 주가 누르기 등 편법적인 자본거래를 통한 탈세행위도 적발·차단할 계획이다.
가격담합과 매점매석 등으로 물가불안을 조장하거나 서민을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민생침해 탈세도 강력 대응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부담은 추가로 낮춘다. 국세청은 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매출액 10억원 미만 소상공인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유예 일몰을 오는 12월 말까지 연장한다.
국세외수입 체납정보 통합 구축…전담 인력 확대
중소기업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정부 포상 중소기업도 정기조사 유예 대상에 추가한다. 지방소재 기업은 정기 세무조사 유예기간을 최대 3년으로 확대하고 수도권 기업은 2년으로 운영한다.
악의적 고액체납자 해외은닉 재산에 대한 추적과 징수를 강화한다. 국세청은 지방국세청 비정기 조사국에 조사와 체납추적을 연계한 전담팀을 처음 설치한다.
체납·비정기조사·국제조사 전문가를 배치해 면탈범 조사를 하고, 법인 탈세 혐의를 확인하면 관련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단계별로 통합 집행할 계획이다.
해외 과세당국과의 공조망도 넓힌다. 현재 국세청은 일본과 호주 등 77개 국가와 징수 공조가 가능하다.
국세청은 징수공조 절차와 연간 요청 횟수, 금액 한도 등 실무적인 내용을 구체화한 실무협정(MOU)을 더 많은 국가와 체결하고 국가 간 정보교환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호주·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 월에는 헝가리·벨기에·영국·라이베리아·뉴질랜드와 실무협정을 체결했다.
국세외수입 체납액 통합징수도 본격 시작한다. 국세외수입은 과징금과 과태료, 관유물대여료 등 국가가 조세 외에 징수하는 수입이다. 현재 300여개 법률에 근거해 64개 부처가 개별적으로 부과·징수하고 있다.
이처럼 관리체계가 분산되면서 체납액은 2020년 13조3000억원에서 2021년 14조1000억원, 2022년 14조5000억원, 2023년 15조9000억원, 2024년 16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세청은 국세외수입 체납액의 징수·관리를 국세청으로 통합해 국가재정수입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압류·공매와 명단 공개 등 효율적인 징수 수단을 도입한다. 소득·재산 등 과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통합징수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세청은 각 부처에 분산된 국세외수입 체납정보를 통합 구축하고 국세청 과세정보를 활용해 징수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전담조직과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이번 회의에서 논의한 해외은닉재산 환수와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방안을 올 하반기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공동 개최하는 연례 학술행사 ‘국세행정포럼’에서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