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인기순 아니잖아요’ 설움 씻은 금메달리스트
입력 2026.09.28 10:35
수정 2026.09.28 10:35
스케이트보드 강준이·테크볼 이준석, 선수촌 밖에서 훈련
한국 첫 2관왕 카누 대표팀 “기쁨보다 설움 컸다” 토로
스케이트보드 금메달 차지한 강준이. ⓒ AP=뉴시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비인기 종목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 스케이트보드 17세 국가대표 강준이(서울영등포고)는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스케이트보드 강국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한국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강준이는 27일 일본 아이치현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홀에서 열린 대회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최종 합계 180.8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남녀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까지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2018년 대회에서 은주원이 목에 건 남자 스트리트 동메달뿐이었다.
이번 금메달은 열악한 훈련 환경에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서글픈 현실을 딛고 이뤄낸 값진 성과물이다.
경남 양산시에서 나고 자란 강준이는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연습 시설이 없어 매주 금요일마다 새벽에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서 그날 마지막 버스를 타고 양산으로 내려오는 스케줄을 몇 년 동안 지속했다.
또 선수촌 연습 시설이 없어 외부 훈련에 의존해야 했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값진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나마 2025년 레드불의 공식 후원 선수로 합류해 체계적인 재활 및 퍼포먼스 관리 지원을 받았고, 해외 훈련과 대회 참가를 통해 실력을 끌어 올려 값진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테크볼 금메달리스트 이준석. ⓒ 뉴시스
비인기 종목 테크볼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이준석 역시 선수촌 내 훈련 공간 확보가 어려워 입촌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이준석을 비롯한 테크볼 선수들은 선수촌 밖에서 훈련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서 한국의 첫 2관왕을 달성한 카누 대표팀의 경우 비인기 종목의 열악한 훈련 환경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남자 카약 4인승 500m와 2인승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관왕에 오른 조광희(33·울산광역시청)는 “하나도 기쁘지 않다”며 비인기 종목 선수로 버텨온 설움을 털어놨다.
조광희는 지난 26일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악으로 깡으로 버텨온 시간들이 떠올라 기쁨보다 서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멤버가 다 같이 모여서 호흡을 맞춰야 되는 상황 속에서, 국가대표 소집을 했다가 안 했다가 이런 일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저희끼리 모여서 따로 훈련도 같이 하면서, 그렇게 했던 기억들이 생각이 나서 서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효빈(25·울산광역시청)은 “카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면 지금보다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
한국 카누 대표팀. ⓒ 뉴시스
이에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훈련 환경과 처우가 개선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대한체육회(회장 유승민)는 테크볼 국가대표 선수들이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테크볼 이준석의 금메달을 현장서 직접 관람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어려운 훈련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 테크볼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어낸 이준석 선수와 대표팀에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테크볼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의 훈련 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국가대표 지원이 다른 비인기 종목들에도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