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빠진 우루과이’ 손흥민-이강인 투톱으로 찌른다
입력 2026.09.28 08:26
수정 2026.09.28 08:26
발베르데 부상 이탈·일본전 1-3 패배
휴식 취한 이강인 선발 예고, 최전방 배치
모레노 임시 감독과 손흥민. ⓒ 연합뉴스
사령탑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대승을 거두며 돛을 올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전술적 승부수를 던진다.
핵심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빠진 우루과이의 약점을 정확히 겨냥해, 대표팀 공격의 핵 이강인을 소속팀과 동일한 전방으로 올려 손흥민과 합을 맞추는 '손흥민-이강인 최전방 투톱' 카드를 전격 가동할 전망이다.
모레노 감독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최고의 모습을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길 기대한다"라며 "지금 본인이 가장 즐겁게 뛰면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포지션과 다른 곳에 배치한다면 오히려 내가 경솔하고 무모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소신을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에콰도르를 3-0으로 완파하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모레노호는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A매치 맞대결을 벌인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인연은 유독 깊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무려 4번 연속으로 월드컵 직후 마주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됐다. 양 팀의 통산 상대 전적은 한국이 1승 2무 7패로 절대적인 열세다. 하지만 과거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이던 2018년 2-1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첫 우루과이전 승리를 거둔 바 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치열한 혈투 끝에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초창기 시절 1-2 석패를 당했던 만큼, 이번 맞대결은 홈 안방에서 펼쳐지는 설욕전의 성격을 띤다.
객관적인 명성에서 우루과이는 여전히 버거운 상대지만, 현재 전력과 분위기는 과거와 크게 다르다. 우루과이는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 부임 초기 승승장구했으나,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팀 내부 불화설과 함께 경기력이 걷잡을 수 없이 급락했다. 결국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2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조기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결국 자국 축구 영웅 디에고 포를란을 임시 감독으로 앉히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팀은 극심한 암흑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우루과이는 직전 일본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추가시간 일본의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에 무너지며 1-3 완패를 당했다.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모레노 임시 감독과 이강인. ⓒ 연합뉴스
무엇보다 우루과이의 가장 큰 약점은 중원의 핵심이자 부주장인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의 결장이다. 발베르데는 A매치 직전 열린 마드리드 더비에서 이강인과의 충돌 여파로 부상을 입어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공수 양면에서 우루과이 전력의 핵심을 차지하던 발베르데가 빠진 우루과이는 그야말로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다. 경기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이는 능력은 여전하지만, 중원의 무게감과 공수 전환의 정교함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휘청거리는 우루과이를 진압하기 위해 모레노 감독이 꺼내 든 카드는 바로 '이강인 전방 배치'를 통한 손흥민-이강인 투톱 조합이다.
현재 대표팀은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 부상으로 하차하는 악재를 맞았다. 모레노 감독은 조규성의 이탈에 대해 "선수의 몸 상태 문제로 빠지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깝지만, 선수의 건강과 커리어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는 것이 나의 철학"이라며 선수를 보호하면서도, 이를 새로운 공격 조합을 시험할 절호의 기회로 반전시켰다.
그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 이강인은 현재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기존의 측면 윙어나 중앙 미드필더를 넘어 4-4-2 포메이션의 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며 시즌 초반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모레노 감독은 이강인의 소속팀 활약상을 대표팀 전술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명확한 구상을 마쳤다.
에콰도르전에서 4-4-2 전형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포백과 공간 활용을 선보였던 모레노 감독은 이번 우루과이전에서 이강인을 손흥민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나란히 세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폭발적인 침투 능력과 이강인의 키패스 및 탈압박 능력이 전방에서 결합한다면, 수비 불안을 드러낸 우루과이 백4 라인을 사정없이 흔들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은 "이강인은 시즌 초반 스페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본인이 가장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위치에 세워주는 것이 감독인 나의 역할"이라며 이강인을 최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프리롤 역할을 부여할 것임을 암시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강인 역시 모레노 감독의 전술 지도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 이강인은 "첫날부터 감독님이 열정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축구와 세부 움직임을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라며 "특히 언어적(스페인어)으로 소통하기가 너무 편해서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