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힌 이란, 육로 무역 집중…국경에 트럭 7㎞·물동량 250% 폭증
입력 2026.09.18 14:47
수정 2026.09.18 14:48
튀르키예 국경 하루 500대 진입…전년보다 화물차 30% 증가
핵심 국경 수입량 5개월 새 폭증…일부 운전자는 20일 넘게 대기
바닷길 대체엔 역부족…이란 비석유 수출 28%·수입 26% 급감
ⓒ 자료 = 외신 종합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교역이 사실상 마비된 이란이 수출입 물량을 육로로 대거 돌리고 있다. 튀르키예와 맞닿은 주요 국경의 수입 물량이 불과 5개월 만에 250% 급증하면서 도로에는 화물차가 7㎞나 늘어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동부 귀르불라크-이란 바자르간 국경을 현장 취재해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를 피해 교역로를 육상으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 이전 이란은 연간 약 1억 8000만t에 달하는 전체 교역량의 80% 이상을 페르시아만 남부 항구를 통해 처리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급감하면서 튀르키예 등 7개 육상 접경국이 사실상 새로운 교역 통로가 됐다.
변화는 국경에서 숫자로 드러나고 있다. 이란 세관에 따르면 귀르불라크-바자르간을 통한 이란 수입량은 지난달 12일까지 5개월 동안 250% 증가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이란으로 넘어가는 화물차만 하루 약 500대에 달하며 전체 화물차 통행량도 지난해보다 약 30% 늘었다. 올해 상반기 이란과 튀르키예의 교역액은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32억 달러(약 4조 4000억원)를 기록했다.
14일 이란과 튀르키예 국경에 화물차 행렬이 늘어서 있다.ⓒ튀르키예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갑자기 화물이 몰리면서 국경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귀르불라크 국경에서는 이란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화물차 행렬이 7㎞에 달했다. 한 튀르키예 운전자는 이란에서 돌아올 때 최대 24일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며 아예 트럭을 세워두고 집에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란-아프가니스탄 도가룬 국경에서도 한 이란 운전자가 지난 6월 통관을 위해 23일을 기다렸다고 전했다. 앞서 다른 보도에서는 튀르키예 방향 이란 국경에 한때 화물차 3700대가 발이 묶였다는 집계도 나왔다.
이란은 이 길을 통해 소비재와 가축 사료, 의약품 원료 등을 들여오고 알루미늄·역청·건축자재·세제 등을 내보내고 있다. 카스피해 항구와 철도 운송까지 동원했지만 물류 능력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육상과 카스피해를 통한 수출입을 현재보다 두 배로 늘리더라도 기존 해상 교역량을 메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란 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까지 5개월간 비석유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한 150억 달러, 수입은 26% 줄어든 170억 달러에 그쳤다.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미 약 90%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호르무즈를 피해 육로를 뚫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란 경제의 대동맥이던 바닷길 자체를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