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60만원 vs 27만원?"…널뛰는 목표가에 개미 '혼란'
입력 2026.09.17 07:04
수정 2026.09.17 07:04
상승여력 7% vs 137%
리포트 신뢰도 도마
삼성전자가 전날 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증권사들이 바라보는 향후 주가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증권가 전망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면서 개인투자자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같은 기업을 분석하면서도 목표주가가 두배 넘게 벌어지자 증권사 리포트를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날 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증권사들이 바라보는 향후 주가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BNK투자증권이 지난 14일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27만원이다. 현 주가보다 6.7% 높은 수준이다.
회사는 기존 30만원이던 목표주가를 27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생산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수급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PC·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이어 서버에서도 수요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KB증권은 정반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삼성전자 목표주가 60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는 BNK투자증권이 제시한 27만원의 두배를 웃돌고, 16일 종가와 비교하면 137.2% 높은 수준이다.
KB증권은 지난 7월 8일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60만원으로 9.1% 올린 뒤 약 두달째 같은 눈높이를 유지하고 있다.
근거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회복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이 올해 2분기 33%에서 4분기 40%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역시 4나노 생산 수율이 80% 이상으로 안정화되고 2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수율도 70% 이상으로 개선되면서 첨단 공정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달 나온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 차이는 33만원에 달한다.
외국계 증권사 사이에서도 삼성전자 목표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4일 삼성전자 목표주가 67만원을 유지한 반면, 씨티는 하루 앞선 3일 목표주가를 기존 45만원에서 43만원으로 낮췄다.
CLSA는 40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주요 외국계 증권사의 목표주가도 40만~67만원으로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증권가 전체의 목표주가와 최근 전망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2곳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48만7045원이다.
반면 9월 들어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5개 증권사(BNK투자·대신·미래에셋·DB·KB증권)의 목표주가 평균은 43만8000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10.1% 낮다.
이처럼 목표주가가 크게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과 반도체 업황을 바라보는 전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리 시장의 향방을 두고 시각차가 크다.
BNK투자증권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와 생산업체들의 증설을 부담으로 본다.
반면 KB증권은 HBM4 판매 확대와 파운드리 수율 개선이 향후 삼성전자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목표주가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판단에 참고하는 지표라는 점이다.
같은 시기에 같은 기업을 분석하고도 현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6.7%에서 137.2%까지 벌어지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전망에 무게를 둬야 할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목표주가라는 숫자 하나만 보기보다 그 가격을 산출할 때 어떤 실적과 업황을 가정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앞으로 메모리 가격과 HBM 판매량, 파운드리 수율·가동률 등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엇갈린 전망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목표주가는 각 증권사가 예상하는 실적과 업황, 적용하는 밸류에이션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목표주가 숫자 자체보다 어떤 가정을 바탕으로 산출됐는지, 이후 실적 전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