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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한 ‘치링허우 세대’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9.13 07:01
수정 2026.09.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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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링허우 세대, 1970~79년에 태어난 年富力强한 정치인

내년 21차 당대회 앞두고 지방정부 首長 자리 속속 꿰차

주중밍 상하이 대리시장·루둥량 산시성장 등이 대표 주자

명문대 졸업한 석·박사 출신 경제·테크노크라트가 대부분


2022년 10월1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AP/뉴시스

중국의 ‘치링허우(70後·1970년대 출생) 세대’가 정치 전면에 본격 등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4연임과 차기 지도부 구성을 결정하는 내년 가을 21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1970년대 출생의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정치인들이 지방정부 수장 자리 속속 꿰차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베이징(北京) 정가 일각에서는 중국 최고 지도부가 ‘류링허우(60後·1960년대생) 세대를 ‘패싱’하고 대부분이 중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석·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라는 공통점을 지닌 치링허우 세대 정치인을 후계그룹으로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상하이(上海)시 제16기 인민대표대회(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4일 열린 제33차 회의에서 궁정(龔正·66) 상하이시 시장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여 주중밍(朱忠明·54) 상하이시 부시장을 시장 대행인 대리(代理) 시장으로 임명했다고 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 등이 5일 보도했다.


인구 2500만의 중국 최대 경제도시이자 금융·무역·첨단산업의 중심지인 상하이시의 시장은 차세대 지도자에게 중앙 정치무대 진입하기 전 마지막 역량 시험대가 될 수 있는 자리다. 통상적으로 정치국 위원 등 차기 공산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후보군을 배출하는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주 대리시장은 저장(浙江)성 하이닝(海寧)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27년 간 공직 생활을 한 만큼 같은 성 루이안(瑞安) 출신인 권력서열 2위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좌장인 ‘저장방’(浙江幇·시진핑 주석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저장성 당서기로 일할 당시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은 측근 인맥 그룹)으로 분류된다. 1989년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대 재정회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18년 동안 저장성 재정국에서 근무하며 부국장까지 올랐다.


2012년부터 3년 간 원저우(溫州) 부시장을 거쳐 저장성 재정청장을 역임했다. 2020년 치링허우 세대 첫 후난(湖南)성 부성장으로 영전하며 전국구 인물로 떠오른 뒤 2021년 중앙정부 재정부 부부장까지 올랐다. 이 덕분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 업무를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금융·재정통’이라는 점이 그의 최대 ‘무기’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2024년 7월18일 베이징 징시호텔에서 열린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2024년 7월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시 출신 인맥을 중심으로 한 정치파벌) 대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비롯해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한정(韓正) 국가부주석, 리 총리가 당서기를 역임한 상하이로 내려와 대리시장에 임명됐다. 루둥량(盧東亮·52) 산시(山西)성장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젊은 성급 정부 수반에 올라 명실상부한 치링허우 세대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랴오닝(遼寧)성 캉핑(康平) 출신의 루 성장은 중앙정부 관료 출신이 아니라 중국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중국알루미늄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산업 전문가’다. 그는 1995년 베이팡(北方)공대 경제관리학원 회계학과 졸업한 뒤 같은 해 중국유색금속공업 감사부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첫 발을 뗐다.


중국알루미늄으로 자리를 옮겨 계열사를 다양하게 거치며 20년 간 자금·회계·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 기간 동안 중국알루미늄에서 재무대표 등을 거쳐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9년에는 중국알루미늄 당서기 겸 회장에 지냈다. 국유기업 경영과 산업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는 2025년 6월 에너지와 중공업 비중이 높은 산시성장에 선출됐다.


이들 외에 류샤오타오(劉小濤·56) 장쑤(江蘇)성장, 류제(劉捷·56) 저장성장, 웨이타오(韋韜·56)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주석 등이 치링허우 세대 성급 정부수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류샤오타오 성장은 광둥(廣東)성 싱닝(興寧) 출신으로 중국 인민대 노동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광둥성 노동국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광둥성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노동·사회보장, 세무 등 주로 경제·민생 분야를 담당했다.


마오밍(茂名)·산터우(汕頭)·차오저우(潮州) 등 광둥성 주요 도시의 요직을 거쳤다. 특히 산터우시장과 차오저우시 당서기를 거쳐 광둥성 정부 비서장을 맡으면서 지방정부의 경제·행정 전반을 다루는 능력을 쌓았다. 저장성 원저우시 당서기를 마치고 2023년에는 장쑤성의 쑤저우(蘇州)시 당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광둥·저장·장쑤라는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대성을 잇달아 경험한 그는 ‘워커홀릭’이라는 뜻의 '핑밍싼랑‘(拼命三郎) 스타일의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장쑤성 단양(丹陽) 출신인 류제 성장은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다. 베이징과기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국유기업인 후난(湖南)성 샹탄(湘潭)강철에서 제강 엔지니어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엔지니어로서 바쁜 와중에도 공부에 정진해 중국지질대 경영대학원에서 자원산업경제를 전공하고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중밍 상하이 대리시장이 지난 1일 상하이시 훙커우구의 한 양로원을 찾아 노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상하이시 민정국 홈페이지 캡처

2008년 후난성 상무(商務)청장을 맡으며 관직에 입문한 그는 중앙의 성간 간부 교류방침에 따라 장시(江西)성 신위(新餘)시 시장 및 당서기를 거쳐 2016년 11월 46세에 장시성 당상무위원으로 발탁돼 ‘전국 최초의 70년대생 성급 당상무위원’으로 스폿라이트를 받았다. 2018년에는 구이저우(貴州)성으로 옮겨 구이저우성 비서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21년 12월 부패 의혹으로 낙마한 저우장융(周江勇)의 뒤를 이어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당서기를 맡았다.


그해 알리바바 본사 소재지였던 항저우를 비롯한 저장성은 그해 당국이 알리바바그룹을 정조준해 단속을 벌이면서 사정 칼날이 몰아쳐 쑥대밭이 됐다. 이곳 출신 관료들의 알리바바와의 정경유착설도 문제가 됐다. '구원투수'로 파견된 류 성장은 항저우 정계 부패문제를 뒷수습하고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성공리에 잘 치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저장성 부서기로 임명되는 등 승진 가도를 달려왔다.


웨이타오 주석은 1970년 4월 광시좡족자치구 뤄청(羅城)에서 태어나 1992년 충칭(重慶)대 야금·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류저우(柳州)철강그룹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출발했다. 기술센터 과장·부주임을 거쳐 제철소장, 부사장까지 오르며 20년 넘게 철강 현장에서 산업·경영 경험을 쌓았다. 이후 광시베이부완(北部灣)국제항무그룹 사장과 회장, 위린(玉林)시 시장 등을 거치며 제조업과 항만·물류, 지방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2021년 산시(山西)성 부성장으로 발탁되면서 중앙 무대에 본격 진입한 그는 그해 타이위안(太原)시 당서기로 승진해 산시성의 산업 전환과 에너지 구조 개편 등을 이끌었다. 이런 경력과 경험이 그를 다시 고향 광시로 될돌아오게 한 요인이다. 광시는 중국과 아세안(ASEAN)을 잇는 육·해상 관문으로 제조업 고도화와 북부만 경제권 개발이 핵심 과제다. 철강·항만·지방행정을 모두 경험한 웨이 주석에게 적합한 무대인 셈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쓰촨(四川)성 조직부장으로 ‘무명’에 가까웠던 진레이(靳磊·56)는 오는 11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광둥성 선전(深圳)시 당서기에 오르며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국 최대 인터넷·게임 업체 텅쉰(騰訊·Tencent),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比亞迪·BYD) 등 중국 대표 기업의 텃밭이 된 선전시는 중국 첨단산업의 중심지다. 베이징·상하이에 이은 경제 규모 3위의 중국 경제 1번지로 당서기에 70년대생이 부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자료: 중국신문사 등

1980년 8월 선전시 경제특구가 설립된 이래 45년간 이곳 당서기를 역임한 인물 중에는 국무원 부총리(권력서열 9위)를 지낸 오른 장가오리(張高麗)와 정치국 위원인 리훙중(李鴻忠)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 등이 있다. 허난(河南)성 지위(濟源)시 출신인 진 당서기는 1992년 우한대 정치학과에 졸업한 후 허난성 발전개혁위원회에서 16년간 근무했다.


20여 년간 허난성 경제 실무를 챙긴 그는 2015년부터 저우커우(周口) 조직부장, 정저우(鄭州) 비서장, 안양(安陽) 시장을 역임하며 지방 실무를 익혔다. 2019년부터는 전국 간부 교류 프로그램에 선발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와 북쪽에 인접한 더양(德陽)시 당서기로 영전 이동했다. 2022년 지방 정부 교체기에 쓰촨성 사법공안을 총괄하는 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았다.


2024년에는 쓰촨성 사회안정을 관할하는 사회공작부장을 겸직한 뒤 2025년 1월에는 조직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콩 명보(明報)는 “진 서기가 세계 최대 아이폰 부품 생산 기지로 대만 폭스콘 공장이 있는 정저우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선전 당서기에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글/김규환 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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