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FDA '보류' 뜬 1.1조 신약 도입 프로젝트…SK바이오팜 "그래도 간다"
입력 2026.09.11 10:38
수정 2026.09.11 10:45
임상보류 해소 뒤 '딜 클로징' 방침…연내 해결 기대
설치류서만 나온 독성…알고도 기술도입 결정했다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 ⓒ데일리안 한보라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 도입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부분' 임상보류가 해제된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SK바이오팜은 기술수입(L/I) 실사 과정에서 임상보류의 원인이 된 동물 독성 문제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설치류(쥐) 등 특정 동물에 한정된 현상으로 판단하고 거래를 진행했다. 같은 맥락에서 오파칼림의 개발사인 미국 바이오텍 바이오헤이븐도 연내 임상보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조10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도입이 무사히 끝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은 1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의 부분 임상보류(Partial Clinical Hold) 안내'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임상보류가 해제된 뒤 거래를 종결(딜 클로징)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올해 10월이나 11월 중에는 모든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고 공유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파칼림 임상 2/3상에 부분 임상보류(Partial Clinical Hold)를 통보했다. SK바이오팜이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오파칼림의 전 세계 라이선스를 사들이겠다고 밝힌 지 약 2주만이다. 선급금을 포함해 최대 1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입(L/I) 거래였다.
FDA가 지적한 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나온 이상반응이 아니다. 모든 약물은 몸에서 분해되며 대사체를 만들어 낸다. 이때 동물과 사람은 약물을 분해할 때 서로 다른 효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대사체도 다르다.
앞서 바이오헤이븐은 오파칼림에서 나오는 특성 대사체를 설치류(쥐)에 투여하는 전임상 실험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독성이 나타난 것이다. FDA는 부분 임상 보류를 통해 설치류에서 발생한 독성 소견이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요구했다.
다만 FDA가 진행 중인 임상 시험을 전면 중단한 건 아니다. 현재 오파칼림은 미국에서 2건의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오파칼림 투약이 진행 중인 환자에 대해서는 그대로 임상 시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환자에게는 관련된 위험이 확인되지 않아 투약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난 6월 환자 모집이 끝난 1차 2/3상(RISE3)은 그대로 진행된다. 일시 중단된 건 신규 환자를 모집하던 2차 2/3상(RISE2)다.
그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바이오헤이븐 예상대로면 9월 말이나 10월 초 FDA에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며 "보류가 조속히 해결되면 상업화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K바이오팜과 바이오헤이븐 모두 오파칼림의 전반적인 타임라인은 계획대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을 예정대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임상 실험에서 독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계약 사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수개월 동안 진행한 정밀 실사 과정에서 오파칼림 모든 부분에 점검했다"며 "실사 과정에서 특정 대사체 관련 비임상 소견을 인지한 뒤, 내부 연구진과 FDA 출신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서 관련 소견을 검토했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오파칼림의 '내약성'에 대한 판단도 그대로다. SK바이오팜이 오파칼림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적은 부작용이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는 효과가 좋지만 부작용도 잦았다. 반면 오파칼림은 칼륨채널(Kv7)을 활성화해 신경을 진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만큼 어지럼증 등 이상반응이 적다.
유 부문장은 "이번 건은 설치류에게만 특이하게 나타나는 대사 과정에서 나온 독성 사인"이라며 "지금까지 1200명 이상 시험대상자에게서 관련 이상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비임상 실험의 독성 이슈로 사람에게 문제가 생긴다고 보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