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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식약처 청탁' 의혹…로비 천국 미국선 합법일까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9.08 18:00
수정 2026.09.0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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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개 로비는 합법이라지만…'대가성 후원금'은 뇌물

15일 법무장관 인사청문회…'공익 민원' vs '알선수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관련 신약 부정청탁 의혹이 인사청문회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2021년 브로커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약사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정황이 녹취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다.


미국에서는 정책이나 행정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공직자 접촉을 로비로 인정한다. 로비스트의 활동을 등록·공개하도록 제도화하고, 정부 정책뿐 아니라 각종 허가와 승인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접촉도 로비의 범위에 포함한다.


그렇다면 김 후보자의 경우에도 미국에서 합법적인 로비로 볼 수 있을까.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는 요청 자체는 로비와 유사한 활동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한 약속이 있었다면 합법적인 로비로 보기 어렵다. 미국에서도 특정 공직자의 직무상 행위를 얻기 위해 금품을 제공하거나 그 대가로 금품을 받는 행위는 뇌물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후원금이라는 형식도 마찬가지다. 정치후원금은 허용되지만 특정 공직자의 직무상 행위를 얻기 위한 대가로 지급됐다면 뇌물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미국에서 중요한 것은 로비라는 명칭이 아니라 임상시험 승인 요청과 정치후원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었는지다.


한국에서도 국회의원의 민원 전달이나 정책·행정에 대한 의견 전달 자체는 가능하다. 청탁금지법은 선출직 공직자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 등을 부정청탁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공직자가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청탁이나 알선을 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했다면 알선수뢰죄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김 후보자 사건에서 검찰은 임상시험 승인 요청과 정치후원금 500만원 약속을 구분해 판단했다.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면서 국회의원이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행위 자체는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500만원을 후원받기로 한 약속에는 알선뇌물약속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실제 후원금은 후원회 계좌 한도가 차 전달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성 약속은 없었다는 입장으로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임상시험 승인 과정 자체를 둘러싼 별도 의혹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2020~2022년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에는 평균 71일이 걸렸지만, 제넨셀의 경우 33일 만에 승인이 이뤄졌다. 특히 식약처가 승인 전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던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신속 처리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여기에 제넨셀 측이 임상시험 자료에 동물실험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제넨셀 관계자들이 임상시험 승인 전후로 거액의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이 검찰 수사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후보자가 전달한 요청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임상시험 승인을 보장하거나 심사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당시 치료제 개발이 지연되지 않도록 절차를 확인해 달라는 공익적 요청이었다는 얘기다. 반면 야권에서는 제넨셀의 이해관계가 걸린 신약 임상시험에 직접 신속 처리를 요청한 데다 정치후원금 약속까지 있었던 만큼 단순한 민원 전달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오는 15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경위와 당시 요청이 실제로 어떤 성격이었는지, 또 500만원 정치후원금 약속이 이 과정과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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