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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푼다고 돈줄 열리나…중금리대출 확대 ‘딜레마’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9.01 07:03
수정 2026.09.0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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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 예외에도 카드사 ‘고심’

연체율 폭탄…고금리 속 건전성 우려

중저신용자 챙기니 금리 ‘역전’까지

“마진 축소·부실 리스크 사이 저울질”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카드사들도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하는 등 ‘포용금융’ 확대 방안을 마련했으나, 카드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대출 규제 완화에도 그동안 막혀있던 자금을 대폭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치솟은 가운데 무리하게 여력을 확대했다가 건전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다.


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이 공급하는 민간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100% 제외하고 시중은행권에도 중금리대출 취급분에 대해 유사한 총량 예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저축은행 80%, 상호금융 70%, 여신전문금융회사는 20%를 각각 총량 관리에서 제외했으나 이를 전액 제외하는 것으로 개선했다.


시중은행도 기존 30%에서 70%까지 인정된다.


당국은 지난달 28일에는 주요 카드사를 불러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주문에도 자금 공급을 눈에 띄게 늘리기는 어렵다는 게 카드사 전반의 반응이다.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린 취약차주들의 빚 상환 능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카드사들의 연체율 관리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중금리대출을 주로 활용하는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의 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기준 2.32%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45%)의 5배를 넘어섰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리면서 앞으로 차주들의 상환 여력은 더 취약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상반기 카드사 총채권 연체율은 1.54%로 지난해 말 대비 0.02%포인트(p) 올랐다.


중금리대출을 크게 늘릴 경우 연체율 관리 압박은 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비용 부담도 영향을 미친다.


조달비용 상승 압박은 거세졌지만, 중금리대출은 연 12.26% 수준의 금리 상한이 적용돼 이 이하로만 취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카드사들은 대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출 공급이 더 늘어나면 금리 역전 현상도 두드러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상환 능력이 양호한 고신용자들에게 저신용자의 부실 리스크를 전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형평성 논란 우려도 제기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달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비씨·롯데)의 신용점수별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14%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의 평균 금리는 17.45%로 1년 전 17.74%에서 0.29%p 소폭 하락했다.


반면 900점 초과 고신용자는 같은 기준 11.05%에서 12.29%로 1.24%p 상승했다.


정해진 대출 총량 내에서 중금리대출을 더 늘리게 되면 우량차주에 대한 대출이 상대적으로 줄어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간 금리 격차는 좁아지게 된다.


이미 일부 상품에선 고신용자의 금리가 중저신용자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삼성카드의 경우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를 대상으로 한 7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5.70%인데 반해, 신용점수 800점대 차주의 평균 금리는 2.46%p 더 낮은 13.24%였다.


업계 관계자는 “고신용자에게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역전 현상이 지속되다가 결국 중저신용자의 대출이 막히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정부의 포용금융 확대 정책에 합을 맞추더라도 차주들의 상환 능력과 건전성 리스크 등을 배제하고 대출을 취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어느 정도로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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