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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속 혈류, 양자컴퓨터로 본다"…서울성모병원 연구 착수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25 10:10
수정 2026.08.25 10:11

과기정통부 ‘양자이득 도전연구사업’ 신규과제 선정

서울시립대·플로우닉스와 공동연구…2년 6개월간 25억원 지원

심방세동부터 적용…기존 CFD 대비 95% 이상 정밀도 목표

양자 알고리듬 기반 심혈관 질환 전산유체역학 기술 개발 및 양자이득 평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서울시립대학교, 플로우닉스와 함께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심혈관질환의 혈류 분석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에 나선다. 기존 컴퓨터를 활용한 분석과 비교해 양자컴퓨팅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이점을 보일 수 있는 조건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다.


25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공동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도 양자컴퓨팅 기반 양자이득 도전연구사업’ 신규과제에 선정됐다.


연구에는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정정임·백경민·장수연 교수와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윤종찬 연구책임자·최영·승재호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안도열 명예석좌교수, 플로우닉스 하호진 대표·이규한 연구소장이 참여한다.


이번 연구는 양자알고리듬을 활용해 심혈관질환의 전산유체역학(CFD) 분석 성능을 높이고,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실질적인 이점을 보이는 ‘양자이득’의 조건을 수치로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연구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2년 6개월간 진행되며 국책 연구비 25억원을 지원받는다.


심혈관질환의 진단과 치료에서는 혈류의 속도와 압력, 혈관벽에 가해지는 마찰력인 벽전단응력 등 혈류역학적 정보가 중요하다. 혈류가 정체되거나 혈관이 좁아지면 혈전 형성이나 심장 근육 손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기존 영상검사만으로는 혈관의 구조적 변화와 달리 실제 혈류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정정임·윤종찬·최영 교수, 서울시립대 안도열 교수, ㈜플로우닉스 이규한 연구소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전산유체역학은 이러한 해부학적 영상에 유체의 물리 법칙을 적용해 혈류의 속도와 압력 등 혈류역학적 정보를 계산하는 기술이다. 다만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계산 요소를 늘리거나 복잡한 혈류 조건을 반영할수록 연산량과 시간이 크게 증가해 실제 임상에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연구는 심장·좌심방·대동맥을 자동으로 구분하는 3차원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양자 기반 혈류역학 모델을 구축하고 실제 환자의 4D Flow MRI 데이터를 활용해 결과를 검증한다. 기존 전산유체역학과 비교해 양자 기반 방식의 정밀도를 95% 이상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첫 적용 질환은 가장 흔한 지속성 부정맥인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전체 인구의 약 2~3%에서 발생하며, 좌심방 내 혈류 정체로 혈전이 만들어질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심방세동을 시작으로 향후 다른 심혈관질환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팅의 연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변분양자알고리듬과 크릴로프 부분공간 탐색기법, 고전적 섀도우 측정기법, 비마르코프 양자오류완화 등 네 가지 기술도 결합한다. 이를 통해 분석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양자회로 자원과 측정 횟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평가한다.


기관별로는 서울성모병원이 CT 영상과 임상 경과·예후 등 임상데이터 확보와 검증을 총괄하고, 4D Flow MRI를 통해 최종 결과를 검증한다. 서울시립대학교는 양자알고리듬 개발과 양자이득을 평가하는 성능지표를 산출한다. 플로우닉스는 자체 개발한 4D Flow MRI 기반 혈류 분석 자동화 플랫폼 ‘플로우닉스 스트림라이너’를 활용해 양자 기반 전산유체역학의 정확도를 검증한다.


연구책임자인 윤종찬 교수는 “혈류역학에 근거한 환자별 맞춤 진단과 치료가 심혈관질환 극복의 핵심이지만 아직 임상 현장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계산 비용이 가장 큰 CFD Solver 단계에 양자알고리듬과 오류완화 기법을 적용해 실제 임상에서 양자이득이 나타나는 조건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도열 교수는 “양자알고리듬의 이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목표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회로 자원과 측정 횟수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수치로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규한 소장은 “이번 연구에서 구축되는 검증 체계를 향후 다른 심혈관질환과 다양한 의료영상 기반 진단 소프트웨어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2025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전환과학진흥센터가 주관한 양자컴퓨팅 챌린지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데 이어, 올해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K5 글로벌이 공동 주관하는 퀀텀 이노베이션 캐털라이저 프로그램에도 한국에서 유일하게 최종 선정됐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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