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셈법에 분주해진 최고위원…친청은 이성윤, 친명은 김용·서미화 '집중 지원'
입력 2026.08.07 06:30
수정 2026.08.07 06:30
지도부 과반 입성 두고 총력전 나서
친청, '이성윤 살리기' 출생월 투표 전략
친명, 박선원·김용·서미화에 몰표
"당 운영 주도권 위한 전략 투표 노골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 3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최고위원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수, 임미애, 김용, 서미화, 박선원, 최민희, 이성윤, 김영호 후보 ⓒ뉴시스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최고위원 선거가 계파 간 주도권 경쟁의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당대표 선거와 달리 최고위원은 5명을 선출하는 만큼 어느 계파가 과반인 3석 이상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차기 지도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친명(친이재명)계는 당초 '전원 당선' 전략에서 벗어나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를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하며 막판 총력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행된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 합산 결과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후보(5만5080표·22.58%)가 1위, 친명계 박선원(4만38표·16.41%) 후보가 2위, 친청계 한민수(3만5282표·14.46%) 후보가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친명계 서미화(3만3478표·13.72%)·김용(3만277표·12.41%) 후보가 각각 4·5위에 올라 있으며 친청계 이성윤(2만7654표·11.34%) 후보는 6위로 뒤를 쫓고 있다.
현재 순위대로라면 친명계 3명, 친청계 2명이 지도부에 입성하게 된다. 그러나 5위와 6위 간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남은 순회경선 결과에 따라 계파별 의석 구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현실적인 '선택과 집중' 투표 전략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친청계는 6위인 이성윤 후보를 5위권 안으로 끌어올리는 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부 친청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출생월에 따라 투표 조합을 달리하는 방식의 전략투표 독려 글까지 공유되고 있다. 홀수달 출생 당원에게는 이성윤·한민수 후보를, 짝수달 출생 당원에게는 이성윤·최민희 후보를 함께 찍어달라는 내용이다. 최민희와 한민수의 기존 지지세를 유지하면서 이성윤 후보의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계산이다.
반대로 친명계도 전략을 수정했다. 당초에는 이른바 '4+1 전략'을 통해 경선에 나선 5명의 최고위원 후보 전원 당선을 목표로 했지만, 임미애·김영호 후보의 득표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심으로 표를 모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친명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고위원은 쪽수가 중요하다", "최소 3대2, 최대 4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선원·서미화·김용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주자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지도부 과반을 확보해야 차기 당대표와 함께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석최고위원 경쟁에서는 현재 선두를 달리는 최민희 후보를 향한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최근 최 후보가 자신의 신천지 의혹 제기를 '위헌 정당 시비'와 연결한 데 대해 "지난해 종교조직의 경선 개입을 우려하는 법안을 발의한 분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합동연설회 과정에서 최 후보가 서미화 후보 연설 도중 야유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후보 연설이 진행될 때는 더욱 높은 수준의 예의가 요구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당대표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를 직접 겨냥하는 등 당권 경쟁과 최고위원 경쟁이 맞물리면서 계파 간 신경전도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최고위원 선거가 단순히 지도부 5명을 뽑는 선거를 넘어 차기 민주당 권력지형을 결정하는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위원 과반을 어느 계파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당대표의 지도력은 물론 주요 당직 인선과 당 운영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대표 선거에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실제로는 최고위원 선거가 계파 간 힘겨루기의 핵심"이라며 "지도부에서 과반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당 운영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 현실적인 전략투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지역 경선에서는 계파별 전략투표가 더욱 노골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예상 외로 친청계 후보들이 선전하다 보니 친명계 후보들이 기존 4+1 전략에서 박선원·서미화·김용에 집중하자는 전략으로 수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친청계가 유리해 보이지만 전당대회 선거는 회고투표 성격이 강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1년 간 당 운영을 잘 못한 정청래 지도부를 심판하는 의미에서 최종적으로는 친명계가 과반을 차지하며 승리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