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고교 시절 '청소년 납치 성범죄' 언급…정황 증거 공개
입력 2026.07.27 17:36
수정 2026.07.27 17:36
장윤기, 주변 여성들과 나눈 일상 대화 녹취파일 스마트폰 옮겨 소장
일상서 알고 지낸 여성 '성적 도구' 비하한 메모도 증거 인정
장윤기. ⓒ 뉴시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가 고교 재학 시절부터 왜곡된 성 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 증거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윤기의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추가 제출한 증거에 대한 서면 조사와 증인 신문 등을 진행했다. 관련 증거는 장윤기가 고등학교 동창, 사회복무요원 동료 등 주변인과 주고받았던 'SNS 대화' 등의 디지털 포렌식 보고서다.
대화록에는 장윤기가 고교 시절부터 지인들에게 '청소년 여성을 차로 납치해서 성범죄를 저지르고 싶다'고 말했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 측 국선변호인은 검찰 측 증거를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그 취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학창 시절 비교적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성향이었음을 알 수 있는 생활기록부도 증거로 제출된 것으로 안다"며 "제출된 대화 흐름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먼저 나서서 음담패설을 한 모양새가 아니고 상대에게 호응한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화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검찰 측 입장 취지에는 부인한다"고 부연했다.
장윤기의 왜곡된 성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정황 증거로 평소 주변 여성들과 차 안에서 나눈 대화가 녹음된 블랙박스 영상도 채택됐다.
장윤기는 여성들과 나눈 일상 대화의 녹취 파일을 주기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옮겨 소장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역아동센터 사회복무요원 시절을 비롯해 일상에서 알고 지낸 여성을 '성적 도구'로 비하한 메모도 증거로 인정됐다.
다만, 장윤기는 검경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번복했던 진술 내용은 재판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윤기.ⓒ연합뉴스
이날 증인으로는 피해자를 도우려다가 자신도 흉기 공격에 중상을 입었던 행인 고모군과 이양의 부모 등이 출석했다.
고 군은 비공개로 전환된 증인 신문에서 장윤기가 태연하게 '119에 전화해달라'며 고 군의 시선을 돌리게 한 후 급소 향해 흉기를 휘둘렀던 사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양의 부모는 법정에서 낭독한 입장문을 통해 "가해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도록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주시기를 재판부에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해자는 성범죄를 목적으로 제 딸을 뒤쫓았지만 끝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며 "만약 가해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온다면, 이루지 못한 그 범죄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저지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양 유족을 지원하는 법률 대리인은 "이번 사건은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고 중형 대상인 제4유형, 즉 극도로 계획되고 잔혹한 '중대범죄 결합 살인'에 해당한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고교 동창 등과 나눈 대화에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나 진술을 번복한 검경 조서를 재판부가 검토하지 못하도록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목적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피하려는 양형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증인 신문과 증거 조사를 마무리한 재판부는 다음 달 31일 오후 2시 결심 공판을 열고 장윤기에 대한 피고인 신문, 검찰 구형, 피고인 측 최후변론 및 최종진술 등을 할 예정이다.
장윤기는 올해 5월 5일 0시 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이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강간살인·살인미수 등)로 구속기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