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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돈벼락 맞은 韓 반도체맨, ‘신계급’ 됐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16 01:03
수정 2026.07.16 09:10

삼성·SK하이닉스 초대형 성과급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로고.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이 한국 사회의 ‘성공 공식’까지 뒤흔들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일 ‘한국의 AI 반도체 붐이 가진 자와 더 많이 가진 자를 갈라놓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AI 열풍으로 급증한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한국 사회의 직업·소득 서열을 재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AI 시스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메모리 반도체 엔지니어의 성과급이 40만 달러(약 5억5000만원)에 달해 한국 평균 연봉 약 3만3500 달러(약 4600만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도체 돈벼락’은 다른 고소득 전문직의 인식까지 바꾸고 있다. FT는 의사와 공무원 등 전통적으로 안정성과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아 온 직업군에서도 반도체 기업 직원들의 소득을 바라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직장인은 자신의 진로 선택을 다시 생각할 정도라는 것이다.


변화는 대학 입시와 결혼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반도체 관련 학과의 입학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자연계 최상위권 학과를 앞서고 의대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인기가 높아졌다. 결혼정보업계에서도 반도체 엔지니어의 선호도가 상승해 변호사 등 전문직과 비슷한 평가를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반도체 생산 거점의 부동산 가격 상승도 새로운 문제로 지목됐다. AI 호황의 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 및 관련 지역에 집중되면서 산업 호황이 사회 전체의 소득 증가보다는 새로운 격차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FT는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 순환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의 AI 반도체 붐은 단순한 기업 실적 개선을 넘어 한국 사회가 바라보는 ‘좋은 직장’과 성공의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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