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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제정' 자신한 정부…디지털자산기본법, 이번엔 다를까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7.16 07:11
수정 2026.07.16 07:11

금융권 "핵심 쟁점 대부분 정리"

업계 "정무위부터 풀려야"

입법 지연 땐 후속 제도 정비도 차질 우려

정부는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자신하지만, 업계는 핵심 쟁점과 국회 상황을 이유로 연내 통과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재차 공식화하면서 디지털자산 제도화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법안의 핵심 쟁점이 대부분 정리된 만큼 연내 입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핵심 쟁점이 완전히 매듭지어지지 않은 데다 국회 상황도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디지털자산업의 정의와 규율 체계,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조성,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이 담길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제도화와 자금세탁방지(AML) 규율 강화도 함께 추진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도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통해 디지털자산 산업 세분화와 영업행위 규제 체계 마련,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법적 기반 구축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제도화와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지원,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계 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최대 쟁점으로 꼽혀온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도 큰 틀에서는 정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초 가장 큰 논란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를 제도권 금융 인프라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개인은 15~20%, 법인은 34%까지만 지분을 보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래소들이 스스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은 코빗 인수를 마무리했고,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있다.


빗썸 역시 금융권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거래소들이 잇따라 지배구조를 정비하면서 금융권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대주주 지분 문제가 시장에서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 논의됐던 수준의 강한 지분 제한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시장의 자율적인 구조 개편을 반영해 규제 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지분 제한이 유지되더라도 3~6년가량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업계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역시 은행이 지분 과반(50%+1주)을 보유한 컨소시엄만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은행 한 곳이 아닌 여러 금융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거론된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연내 국회 통과 가능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핵심 쟁점이 큰 틀에서 방향을 잡아가고는 있지만 세부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법안을 논의할 국회 일정도 불투명한 만큼 연내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현재 후반기 국회 정무위원회는 사실상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첫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했고,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간사 선임 등 최소한의 안건만 처리했다.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등을 둘러싼 여야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 구성이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심의가 본격화되기 어렵고, 이후 10월 국정감사 일정과 맞물리면 연내 처리 가능성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당초 올해 1분기 입법이 목표였지만 미국·이란 전쟁과 지방선거, 정무위원회 원 구성 지연 등이 겹치며 일정이 한 차례 미뤄졌다.


현재 국회에는 디지털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10건이 계류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사실상 입법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연내 입법이 이뤄져야 시행령과 하위 규정 마련 등 후속 절차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법안 처리가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시행 일정은 물론 후속 제도 정비도 연쇄적으로 늦어지면서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연내 처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핵심 쟁점이 아직 모두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엇보다 정무위원회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법안 심의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어 올해 통과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내 제정을 자신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정무위 일정부터 핵심 쟁점까지 남아 있는 변수가 적지 않은 만큼 실제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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