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정책에 전세 매물 잠겼나…전문가들이 보는 전월세 해법은?
입력 2026.07.14 07:00
수정 2026.07.14 07:00
규제에 막힌 임대 물량…서울 전셋값 5.42%↑
“다주택자 규제 기조 바꿔야 대책 효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빌라 밀집 지역이 내려다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과 수도권의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시장 안정을 위한 국민 여론 수렴 토론회를 개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다주택자 규제 등 기존의 수요 억제 기조가 수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을 듣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정부가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국토부가 이에 앞서 국민 의견을 듣는 것이다. 국토부에 이어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별도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김이탁 1차관, 주택정책 관련 실·국·과장 등 국토부 관계자들과 부동산 업계 관계자, 일반 시민 등 약 60명이 참석한다.
업계에서는 국토부 토론회에서 전월세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과 인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7월 1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연초 대비 5.4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3% 올라간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더 커졌다.
전월세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서울과 경기도 15개 지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가 적용됐고, 신축 공급이 줄어 전월세 매물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다주택자가 가지고 있던 매물이 사라진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등 자금이 부족한 젊은 세대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전월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금 국민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함께 치솟는 현실”이라며 “토론회가 진정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라면, 이 가장 절박한 문제부터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토론회에서 전월세 공급 방안에 대한 의견이 다수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대주택과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 공급을 활성화하는 방안이나 민간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신축 공급 확대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갈 수 있다.
관건은 단기간 내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방법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임대주택을 짓거나 비아파트 공급 확대, 신축 아파트 공급 촉진 모두 실제 공급까지 수년이 걸린다.
이에 더해 이달 말에는 세제개편안이 나온다. 거래세와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이번 개편안에서 구체적으로 나올 예정인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보유세 강화 방안이 담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해질 경우 임대 물량이 감소해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유통될 수 있는 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실거주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임대주택사업자 규제 강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임대 물량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당장 임대를 공급할 수 있는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한정적”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싶었다면 세제개편안 발표 3개월 전에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일부 수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회를 통해 여러 논의가 이어지더라도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효과가 미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수요를 억제하면서 동시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정책 방향일 수 있다”며 “과도한 수요억제 정책과 1주택 실거주 강화기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