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고유가가 밀어 올린 생활물가…정부, 유류세·계란 수입 카드 [하반기 경제전략]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7.14 11:55
수정 2026.07.14 11:55

정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

중동전쟁 여파에 물가 전망 2.6%로 상향

석유류 적정 가격 관리·공공요금 동결 추진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가 하반기 경제의 주요 변수로 남으면서 정부가 생활물가 대응책을 내놨다. 중동전쟁 이후 고유가와 공급망 불안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와 공공요금 관리, 농축수산물 할인 확대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가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6%로 0.5%p 높였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불안의 시작점을 석유류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물류비와 생산비를 자극하면 결국 먹거리를 비롯한 생활물가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올해 물가 전망을 높인 배경으로도 ‘고유가 영’'을 꼽았다.


국제유가 상승이 석유류 가격에 직접 반영되는 데 그치지 않고 물류비와 생산비를 통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급망 교란이 이어질 경우 농축수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도 함께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부는 올해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지난해 배럴당 69달러에서 8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평균 가격은 92달러로 전망치를 웃돌았다.


유병희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마련하면서 가장 큰 상황 변화는 중동전쟁이었다”며 “고유가와 고유가발 인플레이션,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면서 취약 부문의 생산과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영향 등으로 당초 2.1%에서 2.6%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이용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고유가 물가 압력 지속…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


정부는 국제유가와 국내 수급 상황, 민생 부담 등을 고려해 석유류 최고가격제 해제 여부를 검토한다. 최고가격제는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분이 국내 석유제품 공급가격에 한꺼번에 반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비상조치다.


최고가격제 해제 검토와 별개로 유류세 인하는 추가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제유가와 수급 상황이 안정되면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비상조치의 종료를 검토하되, 소비자의 주유비 부담이 이어질 경우 세제 지원은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가스 등 중앙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한다. 지방공공요금도 지방정부와 협조해 동결 기조로 관리하고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 시기를 나누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화물차와 여객차의 경유·압축천연가스, 농어민 면세유에 대한 유가연동보조금은 9월까지 지급한다. 필요할 경우 연말까지 연장한다. 보조율은 지난 3월 50%에서 70%로 높였고, 지원 한도도 중동전쟁 이전보다 52.8% 상향했다.


물가 안정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에는 과징금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물가안정법을 개정하고,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허가 취소나 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마트 내 계란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장바구니 물가에는 할인·공급 확대 병행


먹거리 가격에는 할인 지원과 공급 확대를 함께 적용한다. 유가가 생활물가 전반의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면 농축수산물은 소비자가 매장에서 가격 변화를 곧바로 느끼는 품목이라는 점을 고려한 대책이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행사에 35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7~8월 할인 대상은 쌀과 양파, 계란, 돼지고기, 고등어 등 기존 22개 품목에서 농축수산물 전 품목으로 확대한다. 1인당 할인 한도는 주당 1만원에서 최대 3만원으로 늘리고, 참여 업체도 75곳에서 90곳으로 확대한다.


명절에 주로 발행했던 농할상품권은 7월부터 11월까지 매달 200억원 규모로 공급한다. 할인율은 20%다. 기존에는 설 100억원, 추석 150억원 규모로 각각 발행했다.


계란은 7~8월 신선란 2억개를 추가 수입한다. 기존보다 수입 물량을 6배 이상 늘리고 중소형 유통업체와 제과·제빵점 등 자영업자에게도 공급한다. 계란 납품단가 인하 지원은 30구당 2000원에서 3000원으로 확대한다. 정부가 공급 확대 대상으로 계란을 앞세운 것은 최근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을 완화해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돼지고기는 도매시장 출하 농업인에게 지급하는 출하장려금을 마리당 2만원에서 4만원으로 높인다. 고등어는 정부가 직접 수입하거나 매입해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갈치와 오징어도 직수매한 뒤 할인 방출한다.


수입과일과 식품 원료 등 먹거리 49개 품목에는 최대 30%포인트의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옥수수와 커피, 설탕, 대두 등 27개 품목은 연말까지 적용을 유지하고 냉동과일, 계란가공품, 바나나, 망고 등 13개 품목은 기간을 연장한다. 과실주스 등 9개 품목은 새로 적용 대상에 포함한다.


정부는 9월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추가로 마련해 성수품 수급과 할인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의 호조는 분명한 기회요인이지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중동전쟁을 계기로 드러난 공급망과 에너지 의존성에 대한 극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